“AI는 생존 전략”… GS건설, 오픈AI와 손잡고 건설업 디지털 혁신 앞당긴다

  • 동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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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은 오픈AI(OpenAI)의 기업용 인공지능(AI) 솔루션 ‘ChatGPT Enterprise(챗지피티 엔터프라이즈)’를 도입했다고 26일 밝혔다.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건설사의 디지털 혁신 경쟁을 본격화하며 보안과 실무 적용, 현장 안전 강화까지 아우르는 전략적 행보라는 평가다.

GS건설은 다양한 AI 솔루션 가운데 ChatGPT Enterprise를 선택한 배경에는 ‘보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 현장은 대규모 계약 검토, 설계 도면, 공정 계획 등 민감한 정보가 다루어지는 만큼 기업 환경에서 요구되는 보안 체계가 우선적으로 고려됐다. ChatGPT Enterprise는 관리자 권한과 데이터 보호 기능을 갖춰 사내 문서와 자료 유출 없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는 오픈AI 본사 담당자들이 직접 방문해 워크숍을 열었고 단순 기능 설명이 아닌 데이터 처리, 고급 프롬프트 활용, 외부 시스템 연계 등 현장 실무에 초점을 맞춘 교육이 진행됐다고 한다. 현업 과제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활용 사례를 논의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도입을 넘어 실질적 실행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GS건설은 내달 초 사내 ‘GPT 챔피언 프로그램’을 출범해 직원들을 AI 전문가로 육성하고 현장 실무자가 직접 문제 해결형 모델을 발굴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AI 활용을 일부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사적 역량으로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설계 도면 분석, 견적·예산 검토, 계약 검토 같은 고난도 업무에서부터 장비 점검, 안전사고 조기 탐지 등 현장 밀착형 주제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복잡한 업무 프로세스를 AI로 고도화해 현장의 혁신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안전 관리에 대한 신뢰도를 끌어올리겠다”고 설명했다.

허윤홍 대표 역시 AI를 기업 경쟁력의 핵심 자원으로 규정해왔다. 그는 올해 1분기 임원 워크숍에서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주도하기 위한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한 바 있다. 경영진 차원에서 AI를 생존 전략으로 선언한 만큼 이번 도입은 단순한 신기술 실험이 아니라 회사 차원의 전략적 실행이라는 점이 분명하다.
서울 종로구 GS건설 본사서 21일 GS건설 허윤홍 대표(사진 왼쪽 4번째) 및 관계자와 OpenAI 담당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GS건설

국내 최초라는 상징성은 업계 전반에도 파급 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글로벌 건설사들이 이미 설계 자동화, 공정 최적화, 안전 관리 분야에서 AI를 적극 활용하는 가운데 GS건설의 행보는 국내 업계에도 본격적인 ‘AI 전환기’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예컨대 스웨덴의 스칸스카(Skanska)는 ‘세이프티 사이드킥(Safety Sidekick)’이라는 AI 안전 도구를 현장에 도입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프로젝트 기간을 20% 단축한 성과를 거뒀다. 미국의 벡텔(Bechtel)은 AI 기반 일정 최적화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형 플랜트 프로젝트의 설계 변경 시간을 줄이고 위험 요인을 사전에 식별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일본의 오바야시(Obayashi)는 자율 굴삭기와 무인 운송 차량(AGV) 같은 자동화 장비를 현장에 적용하고 AI 설계 툴과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결합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은 복잡한 이해관계와 대규모 프로젝트가 얽혀 있는 만큼 AI의 효용이 특히 크다고 본다. GS건설이 보안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업무 효율화와 안전 관리라는 본질적 과제를 겨냥한 만큼 단순한 기술 홍보를 넘어 실제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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