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 “韓정부 ‘에너지고속도로’ 구축 노력 환영”

  • 동아일보

 27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왼쪽)과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파티 비롤(Fatih Birol)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27일 “한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 확장과 ‘에너지고속도로’ 구축 노력을 매우 환영할 만한 발전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비롤 사무총장은 이날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전력 공급과 전력망 확보를 위한 한국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도 함께 참석했다.

IEA는 1970년대 석유 위기를 계기로 세계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설립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독립 기구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일본, 영국 등 전세계 31개 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비롤 사무총장은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전 세계 에너지 수요가 경험해보지 못한 속도로 급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전력 수요 증가 속도는 전체 에너지 수요의 두 배에 달했고, 2035년까지는 6배 더 빠른 속도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스러운 점으로는 전력망 부족을 꼽았다. 그는 “AI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는 전력망 구축에 도전적인 과제가 될 것”이라며 “전력망 및 저장시설에 대한 투자는 전력 수요 증가 및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발전 부문에는 약 1조 달러(1400조 원)가 투자되는 반면 전력망에는 매년 약 4000억 달러(560조 원)만 지출된다”고 덧붙였다.

AI 시대를 맞아 청정 에너지 기술 제조 분야가 엄청난 경제적 기회를 가져올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현재 이 분야 세계 시장이 약 7000억 달러(980조 원)에 달하며 2035년에는 약 2조 달러(2800조 원)로 세 배에 육박할 것”이라며 “이는 현재 세계 원유 시장 가치에 근접하는 수치”라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대전환’을 목표로 한 에너지 정책은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한국은 이러한 시장에서 경제적 이점을 포착할 좋은 위치에 있다”며 “한국의 강력한 기술 혁신 실적을 봤을 때 성공할 엄청난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원자력발전 역시 청정 에너지 기술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원전 발전량이 역사상 최고점을 기록하는 등 원전이 다시 돌아왔다고 말할 수 있다”며 “한국은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정해진 예산으로 적기 시공)’ 능력 등을 바탕으로 유럽 등 전 세계에 원전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국가”라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는 향후 IEA 회원국 등과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 차관은 “전력망, 에너지, AI, 에너지 전환 등이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발표한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 등의 국정과제와 긴밀히 연결되고 있다”며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과 회원국, 경제체들과 관련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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