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사이트에 정보 넣었어도… “범죄 서버 분석해 즉각 피해 판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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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보이스피싱 시연
‘피싱 제보’까지 있는 가짜 사이트… 경찰청에 바로 피해자 정보 전달
“피해 생기기 전 접속 차단 주력”… AI로 위조된 음성도 판별

오신영 LG유플러스 사이버위협대응팀장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검찰 사칭 사이트 운영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피해자가 해당 사이트에서 ‘나의 사건조회’ 메뉴를 눌러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실제 사건 조서처럼 교묘하게 조작된 가짜 사건 조서가 화면에 나타난다. LG유플러스 제공
오신영 LG유플러스 사이버위협대응팀장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검찰 사칭 사이트 운영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피해자가 해당 사이트에서 ‘나의 사건조회’ 메뉴를 눌러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실제 사건 조서처럼 교묘하게 조작된 가짜 사건 조서가 화면에 나타난다. LG유플러스 제공
“안녕하세요 OOO 씨 되시죠? 여기 검찰입니다. 대포통장과 불법 자금세탁 사기 사건과 관련해 OOO 씨 사건이 접수돼 있네요. 문자로 사건 내용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 주소를 보내드릴 테니 접속해서 확인해 보세요.”

이런 보이스피싱 전화가 안내하는 사이트는 어떻게 생겼을까. 범죄 조직이 구축한 사이트라면 누가 봐도 다소 엉성해 보이지 않을까. 하지만 6일 LG유플러스 사이버위협대응팀의 시연을 통해 확인한 검찰 사칭 사이트는 실제 공공기관 홈페이지라고 봐도 손색이 없을 수준이었다. 심지어 메인 화면에는 ‘범죄수익신고 포상금 최고 1억 원’이라는 안내 문구나 ‘보이스피싱 자수 및 제보 전화’ 안내 번호까지 적혀 있었다. 화면 중간에는 ‘나의 사건조회’, ‘증명서 발급’ 등 온라인 민원 서비스 탭이 마련됐다.

그럴듯한 수사기관 사칭 사이트는 자신이 범죄 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황한 피해자가 다른 의심을 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특히 해당 사이트에 사건 조회 명목으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실제처럼 보이는 가짜 사건 조서가 화면에 나타나도록 해 피해자를 더욱 위축시킨다.

사칭 사이트에 개인정보를 입력한 뒤 다행히 피해자가 보이스피싱을 인지해 당장의 금전적 피해를 피했더라도 사칭 사이트의 관리자 페이지에는 피해자가 입력한 개인정보가 저장된다. 해당 정보는 추후 또 다른 피싱에 재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구제 조치가 필요하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최근 기존 보이스피싱 대응 방식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조치를 취하고 있다. 기존에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외부 기관이 제공하는 정보를 기반으로 악성 사이트나 앱 접속을 차단하는 데 그쳤다면, LG유플러스는 범죄 조직이 실제로 운영하는 사이트와 해당 사이트의 관리자 서버 구조를 직접 추적한다.

LG유플러스는 범죄 조직의 사칭 사이트 관리자 서버를 분석한 뒤 서버에 저장된 개인정보와 접속 시간, 단말 정보 등을 바탕으로 피해 가능성을 분석한다. 확보한 피해자 정보는 경찰청에 전달한다. 경찰은 전달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피해 여부를 판단하고 현장 출동을 통해 구제 조치를 진행하게 된다. 오신영 LG유플러스 사이버위협대응팀장은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은 잡히기 전까지 비슷한 유형의 사칭 사이트를 계속 만들어 낸다”며 “무엇보다 고객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보기 전에 관련 웹 접속을 끊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현장 대응도 강화하고 있다. 전국 1800여 개 매장을 ‘U+보안전문매장’으로 운영하고 스미싱이나 피싱 피해가 우려되는 고객에게 맞춤형 상담과 악성 앱 탐지, 휴대전화 결제 차단 등 조치를 제공한다. 매장마다 한 명 이상의 직원을 보안 전문 상담사로 지정해 방문 고객에게 보안 상담을 해준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반의 ‘안티딥보이스’ 기술을 통해 위변조 음성도 탐지하고 있다. 안티딥보이스는 통화 시작 직후 5초 이내 위변조된 음성을 감지하고 대화 패턴을 종합 분석해 1, 2분 내 보이스피싱 의심 여부를 판별한다.

#LG유플러스#보이스피싱#보이스피싱 전화#검찰 사칭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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