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합병… ‘美 마스가 대응’ 군함 건조 능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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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통합 HD현대중공업 출범
HD현대미포 1주당 신주 0.4주 배정
통합 이후 군함 건조에 HD현대미포 설비 활용
미국 마스가 프로젝트 계기로 시장 확대·다변화
‘해외 거점 총괄’ 싱가포르 투자법인 신설 추진

HD현대 차세대 구축한 HDD-9000 모형
HD한국조선해양이 미국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대응 일환으로 조선업 사업재편을 단행했다.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를 합병하기로 했다. 정치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상법 개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단행된 사업재편으로 합병비율 등에 관심이 몰린다.

HD한국조선해양은 27일 이사회 절차를 거쳐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를 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는 향후 임시 주주총회 개최, 기업결합 심사 등을 거쳐 올해 12월 통합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통합법인 이름은 HD현대중공업이다.

이번 합병은 양적·질적 확대를 통해 조선 분야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추진됐다고 HD한국조선해양 측은 설명했다. 마스가 프로젝트를 계기로 시장을 확대하고 다변화하는 동시에 첨단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은 군함 수주·건조 경험이 있고 HD현대미포조선은 없다. 때문에 HD현대미포의 군함 수주에는 제한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합병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의 군함 건조 기술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HD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선박건조장(도크, dock) 등 주요 설비에서도 군용 선박(전략상선 포함) 건조가 가능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최다 함정 건조 및 수출 실적을 보유한 조선사로 여기에 HD현대미포가 보유한 도크와 설비, 인적 역량 등을 결합해 급증하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 야드 전경
HD현대미포 야드 전경
합병비율은 HD현대미포 보통주 1주당 통합 HD현대중공업 보통주 0.4059146주를 신주로 배정하기로 확정했다. 상법 개정이 임박한 시점에 합병이 단행된 것에 대해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합병은 사업적 목적으로 오래 전부터 추진된 사안으로 정치권 상법 개정안 발의 시점과 여부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합병비율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76조의5(합병의 요건·방법 등) 제1항 1호에 따른 기준주가로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합병이 방산 분야 사업경쟁력을 대폭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1위 중·대형 조선사간 합병으로 종합 역량의 확장, 시장 확대 측면에서 종합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달 한·미 정상회담 이후 마스가 프로젝트 가동을 앞둔 상황과 전 세계 각국 해군력 강화 움직임이 지속됨에 따라 향후 K-방산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HD한국조선해양은 전망하고 있다. 영국 군사 전문지 제인스(Janes) 등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예상되는 글로벌 함정 신규 계약 시장은 총 2100여 척, 약 503조 원(약 3600억 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HD현대중공업은 오는 2035년까지 방산 분야에서 연 매출 10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통합을 계기로 북극권 개발 수요에 대응해 쇄빙선 등 특수목적선 시장 점유율 확대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합병과 함께 조선부문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투자법인 설립도 추진한다. 오는 12월 싱가포르에 설립 예정으로 해당 법인은 HD현대베트남조선과 HD현대중공업필리핀, HD현대비나(가칭) 등 해외 생산거점을 관리하면서 신규 야드 발굴과 사업 협력 등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허브 역할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사업재편은 보다 넓은 시장, 강한 조선을 목표로 전략적으로 고민한 결과”라며 “통합법인 출범을 계기로 시장 확대와 초격차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미래 조선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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