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트먼 ‘AI 거품론’과 달리 낙관론 주목
“앞으로 몇 년간 본질적 성장 확신”
시장은 일단 신중론…시간외거래 급락
제품 일정은 순조…메모리 중요 강조 눈길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6. [워싱턴=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AI 인프라 시장은 앞으로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가 “우리는 AI 버블(거품) 속에 있다”고 밝힌 것과 정반대의 견해다.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 발표에도 AI 산업을 향한 시장의 경계감은 커지고 있다. 다만 황 CEO의 ‘AI 낙관론’ 이후 앞으로의 시장의 방향이 어디로 튈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지난 27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실적설명회에서 “엔비디아는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하며, 우리 여정 속에서 매우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단발성 챗봇(one-shot chatbot)은 이미 추론형 에이전트형 AI로 진화했고, 또 물리적 AI(Physical AI)의 시대가 도래하며 로보틱스와 산업 자동화 같은 완전히 새로운 산업들이 열리고 있다”며 “앞으로 몇 년 동안, 그리고 10년 내내 아주 빠르고 본질적인 성장 기회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황 CEO는 “상위 4개 하이퍼스케일러 연간 설비투자가 6000억달러(830조원) 수준으로 두 배 급증했다”며 “AI 인프라 투자가 가까운 5년 내 3조~4조 달러 규모로 확장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황 CEO는 특히 블랙웰 플랫폼에 대해 “전 세계가 기다려 온 차세대 AI 플랫폼”이며 “이는 진정한 세대적 도약(generational leap)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수천개의 호퍼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수십 메가와트급 데이터센터에 배치했지만, 이제는 수십만개의 블랙웰 GPU를 100메가와트급 시설에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성능 칩인 블랙웰 울트라에 대해선 “지금 전속력으로 양산이 진행 중이며, 수요가 매우 폭발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대가 거듭될수록 그 수요는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며 “머지않아 우리는 수백만 개의 루빈 GPU 플랫폼을 통해 멀티 기가와트급, 다중 부지를 가진 AI 슈퍼팩토리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차세대 제품 일정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하반기 양산 예정인 루빈 플랫폼을 위한 GPU 칩이 이미 대만 TSMC에서 테이프아웃(설계를 마치고 실제 생산 공정에 들어가는 단계)에 들어갔다.
그는 “엔비디아의 세 번째 엔비링크(NVLINK) AI 슈퍼컴퓨터인 루빈 플랫폼은 이미 파운드리에서 생산이 시작됐으며, 6개의 새로운 칩으로 구성된다”며 “더 성숙하고 확장 가능한 공급망을 기반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중요성 재차 강조…삼성·SK하닉에도 희소식 엔비디아의 제품 개발 상황이 순조로운 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들에겐 희소식이다.
현재 양산 중인 블랙웰 칩엔 5세대 HBM3E가, 내년 양산하는 루빈 칩에는 6세대 HBM4가 들어간다. 황 CEO는 “호퍼도 여전히 판매하고 있지만, 블랙웰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며 “루빈 칩도 지금 팹(fab)에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독점하던 HBM 공급망을 다변화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파이가 커질수록 메모리 업계 생태계 전반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 특히 이런 고부가 메모리는 세대가 진화할수록 몸값도 뛰고 있다.
무엇보다 황 CEO는 이번 실적 설명회를 통해 AI 플랫폼에서 메모리 성능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특히 AI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여러 개의 GPU를 하나의 서버 랙으로 연결하는 엔비링크72(NVLink 72)와 관련 “메모리 대역폭을 극적으로 확장하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또 데이터를 미리 저장해 두고 빠르게 꺼내 쓸 수 있는 중앙처리장치(CPU)의 임시 저장소(캐시) 메모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에이전트 AI를 구축하기 위해 고속 메모리, 저전력, 초고효율 메모리를 GPU 등에 연결하는 CPU를 구축해야 했다”고 말했다.
다만 엔비디아의 전날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3% 이상 급락했다. 핵심 사업 부문인 데이터센터 매출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대중(對中) 칩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재고자산이 올해 1월 100억8000만달러에서 지난 7월말 149억6200만달러로, 6개월간 48% 증가했다. 엔비디아는 “블랙웰과 블랙웰 울트라의 생산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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