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에이팜쇼’ 농협 부스에서 ‘청년농부 사관학교’ 졸업생들과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 강형석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이승돈 농촌진흥청장, 김인호 산림청장(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등이 청년 농부들의 농산물을 들어 보였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농산물 가공식품이 이 정도로 다양하다니…상상 이상이네요.”
2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국내 최대 창농·귀농 박람회 ‘2025 A FARM SHOW(에이팜쇼)’에서 만난 장명호 씨(40)는 쌀 가공식품을 둘러보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의 ‘라이스쇼’ 전시장에는 떡과 막걸리 등 전통적인 쌀 가공품 외에도 냉동 김밥, 떡볶이, 가루쌀, 글루텐이 없는 고추장과 된장 등 다양한 제품이 있었다. 모두 미국 유럽 등 주요 지역으로 수출되는 제품들이다. 관람객들은 알록달록한 김밥 포장지 앞에서 ‘V자’ 손 모양을 만들며 인증 샷을 찍기도 했다.
이날 새벽부터 제주에서 올라왔다는 장 씨는 “요즘은 쌀가루로 만들기 좋은 벼를 골라서 기르는 농가도 많다고 들었다. 쌀 가공식품이 인기가 많기 때문”이라며 “언젠가 농사를 짓고 싶은데, 어떤 농산물을 활용하면 좋을지 계속해서 고민하기 위해 내년에도 에이팜쇼에 참석하고 싶다”고 전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이번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은 그 어느 때보다 달라진 K농업의 위상과 잠재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K푸드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국내 농산물의 가치도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쌀가공식품협회에 따르면 쌀 가공식품 수출은 2023년 2억 달러, 지난해 3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수출 상승률은 38.4%에 달한다. 미국 주요 대형마트에서 냉동 김밥이 불티나게 팔리고, K컬처의 확산으로 떡볶이 같은 한국 음식이 인기를 얻은 덕이다.
한국맥도날드는 한국 특산물을 활용하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대표적인 ‘미국’ 음식인 햄버거와 ‘한국의 맛’을 더한 사례도 소개됐다. ‘힘내라! K-농업 전시관’의 한국맥도날드 ‘한국의 맛’ 전시장이 대표적이다. 한국맥도날드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통해 2021년 ‘창녕 갈릭 버거’를 시작으로, 올해 ‘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버거’ 등 한국 특산물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맥도날드 부스에서는 관람객이 함께 협력했으면 하는 지역 특산물을 적은 후 감자튀김 모양 키링을 받아 가기도 했다. 한 관람객은 “사과나 복숭아 등 국내 과일을 활용한 디저트가 개발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농협 전시관에는 청년 농부들의 아이디어가 담긴 농산물이 대거 소개됐다. 모두 농협의 ‘청년농부 사관학교’ 졸업생들의 ‘작품’이다. 농협은 매년 만 45세 미만 예비 청년농업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교육은 약 4개월간 합숙 형태로 진행된다. 이곳에서 만난 청년 농부들은 졸업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농업에 관한 정보를 공유한다.
산림청은 임산물로 칵테일 ‘모히토’ 만들기 행사를 마련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충북 괴산군에서 고추와 쑥을 재배하고 있는 선무영 ‘찐촌’ 대표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아이디어가 향후 국내 농산물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 대표는 “지금도 ‘쑥을 키운다’고 하면 모두가 이상하게 보신다”며 “쑥만큼 우리나라 기후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 없다. 이를 통해 차, 향낭 등 다양한 관련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버섯을 기르는 유한열 ‘즐거운 상황’ 대표는 상황버섯 캐릭터 배지와 귀여운 패키지로 버섯을 선보였다.
전시를 보러 온 대학생 김선빈 씨(22)는 “이제는 농업도 ‘돈이 된다’는 인식이 젊은층 사이에서도 늘어나는 것 같다”며 “농산물 가공품 종류도 늘었고, 수출도 할 수 있어 시장 규모가 눈에 띄게 성장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미래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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