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이자놀이” 비판해도…은행 예대금리차 역대 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31일 14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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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 예대금리차 역대 최대
신한-하나은행도 최대치 근접
은행권 “가계대출 조이려면 대출금리 못 내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2024.12.30/뉴스1
이재명 대통령의 “이자 놀이” 비판에도 은행권의 예대 금리 차는 오히려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 기조로 인해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낮추지 못하는 상황에서, 예금 금리는 3년여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올 상반기(1~6월) 시중은행 직원들의 1인당 생산성은 1년 새 27% 뛰며 평균 2억 원을 돌파했다.

3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 7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취급된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1.41~1.54%포인트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54%포인트로 가장 컸으며 신한(1.50%포인트), NH농협(1.47%포인트), 하나(1.42%포인트), 우리(1.41%포인트)가 그 뒤를 이었다.

예대 금리 차는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 간의 차이로 은행권의 주된 수익원으로 꼽힌다. 예대 금리 차가 클수록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이 늘어나게 된다.

은행별로 예대 금리 차 추이를 살펴보면 7월 KB국민은행의 예대 금리 차(1.54%포인트)는 해당 수치가 은행연합회에 공시되기 시작한 2022년 7월 이후 가장 컸다. 신한은행(1.50%포인트)과 하나은행(1.42%포인트) 역시 최대 기록과 큰 차이가 없다. 신한은행의 역대 최대 예대 금리 차는 1.51%포인트(올 3·4월), 하나은행은 1.43%포인트(올 3월)였다. NH농협은행(1.47%포인트), 우리은행(1.41%포인트)은 각각 올해 3월(1.55%포인트)과 2023년 2월(1.46%포인트) 이후 4개월, 2년 5개월 만에 예대금리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

올 6월 정부와 가계부채가 정점을 찍자 정부가 6·27 대책 등 가계대출 억제 대책을 내놨고, 이에 은행권이 대출금리를 낮추지 못하면서 예대 금리 차는 6월과 7월 두 달 연속 확대됐다. 31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만기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연 2.45∼2.60% 수준으로 3년 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민수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지난달 27일 브리핑에서 “일부 은행이 5∼6월 대출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한 영향이 1∼3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게 된 것”이라 설명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1년 사이 5대 은행 직원들의 생산성도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이 공개한 경영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직원 1인당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은 평균 2억200만 원으로 전년 동기(1억5900만 원)보다 26.8%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의 1인당 이익이 1억1400만 원에서 2억2800만 원으로 1년 새 2배로 뛰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신한(31.6%)과 하나(27.1%) 우리(1.2%)가 그 뒤를 이었으며 NH농협(ㅡ6.8%)은 전년 대비 1인당 이익이 소폭 줄어들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 금리 차가 높게 유지되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의 상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됐다”며 “은행마다 1인당 생산성이 조금씩 다른 것은 직원 수, 주가연계증권(ELS) 충당금 규모 등의 차이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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