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열기 높은 한국, 스테이블코인 선도국 3박자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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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 혁신 갈라파고스 된 한국]
히스 타버트 ‘서클’ 사장 인터뷰
“산업 경쟁력-금융시스템 강점… 무역거래 활용땐 코인시장 급성장
테라-루나 사태 재발 방지 위해, 관련법 제정해 소비자 보호 해야”

미국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의 히스 타버트 사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르메르디앙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한국은 매우 전략적인 곳”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의 히스 타버트 사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르메르디앙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한국은 매우 전략적인 곳”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한국은 스테이블코인 선도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3박자를 두루 갖췄다.”

미국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의 히스 타버트 사장은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르메르디앙호텔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시대 한국 경제의 잠재력으로 ‘탄탄한 산업 경쟁력’과 ‘정교한 금융 시스템’, ‘적극적인 투자 열기’를 꼽았다. 한국인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을 다량 보유한 점에도 주목했다. 그는 “오늘날 원화가 쓰이는 모든 영역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쓸모가 있을 것”이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 증가에 대비해 건전한 규제 체계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클은 USDC를 발행하는 미국 최대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다. 엘살바도르에 본사를 둔 테더에 이어 세계 2위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로는 세계 최초로 올해 6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타버트 사장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을 맡고 재무부 차관보를 거친 공직자 출신이다. 그는 “규제 당국의 수장으로 일하며 얻은 교훈은 기술은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이라며 한국도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사례를 참고해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정착시키기 위한 명확한 규칙을 신속하게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이미 뒤처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싱가포르와 홍콩, 일본 등 아시아 금융 허브가 이미 빠른 속도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타버트 사장은 “한국의 강점은 건실한 수출 기업을 대거 갖췄다는 점”이라며 “우리 집에도 방마다 한국 전자제품이 있다”고 했다. 스테이블코인을 무역 거래에 활용할 제조업과 정보기술(IT) 기업이 한국에 포진해 있다는 얘기다. 무역에서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늘면 국내 코인 시장이 커지고 투자금을 끌어오기도 수월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본에 앞서 한국을 방문한 타버트 사장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해 KB,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금융그룹 고위 관계자들과 만났다. 주요 대기업과도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름을 들으면 누구나 알 ‘국민 기업(household names)’들과 만났다”고 했다. 한국 파트너들을 위해 한국어로 이름이 적힌 명함도 직접 준비해왔다. 그는 “우리는 한국을 매우 중요한 전략적 기회로 본다”고 했다.

타버트 사장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이 한국에서 1년 내외로 마련돼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에 빠르게 편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소비자 보호와 통화 주권을 지키는 동시에 불량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유입을 막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2년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 범죄 활용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에 대해서는 “정확히 법제화가 필요한 이유”라며 “USDC는 미국의 ‘지니어스법’이 설정한 각종 규제를 준수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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