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성북 등 인기 지역 매물 급감, 수요 압도
전세가격 상승폭 2주 연속 확대, 전세수급지수까지 ‘악화’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아파트 전세 매물 시세가 게시돼 있다.뉴스1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연이어 상승하며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전세 수요는 늘어나는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전세 불균형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서울 전세수급지수 101.5 ‘불안’…“수요가 공급 압도”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1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1.5로 전주 대비 0.2포인트(p) 상승했다. 전세수급지수가 100을 넘는다는 것은 전세를 원하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시장에 매물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그만큼 임차인은 원하는 집을 찾기 어려워지고 전셋값 상승 등 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
전세가격 상승폭도 확대됐다. 8월 3주 0.05%, 8월 4주 0.06%, 9월 1주 0.07%로 2주 연속 커졌다. 특히 강남 3구 중 송파구가 0.20% 올라 서울 평균의 3배에 달했고, 강남구는 0.05%까지 확대됐다. 신규 입주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서초구는 -0.02%에서 보합(0.00%)으로 전환했다.
강동구(0.12%→0.14%), 마포구(0.04%→0.08%), 양천구(0.08%→0.10%), 용산구(0.07%→0.09%) 등 주요 선호 지역도 상승폭이 확대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역세권 신축 단지와 학군지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몰리며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스카이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 3구 (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단지.뉴스1
서울 3개월 만에 전세 매물 8%↓…“신규 입주 1118가구뿐”
전셋값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은 매물 부족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현재 서울 전세 매물은 2만 3132건으로 3개월 전 2만 5225건 대비 8.3%(2093건) 줄었다.
자치구별로 보면 성북구는 919건에서 455건으로 줄어 50.5%(-464건) 감소했다. 실제 성북구 하월곡동 월곡두산위브(2200가구) 아파트 전용 84㎡ 전세는 매물이 단 한 건만 남았다. 불과 한 달 전 5억 원이던 시세는 5억 5000만 원으로 10% 상승했다.
다른 주요 지역도 매물이 빠르게 소진됐다. 강동구는 891건에서 704건으로 21.0%(-187건) 줄었고, 용산구는 617건에서 527건으로 14.6%(-90건) 축소됐다. 양천구는 574건에서 522건으로 9.1%(-52건), 마포구는 629건에서 590건으로 6.3%(-39건) 줄었다.
신규 입주 물량도 턱없이 부족하다. 9월과 10월 두 달 동안 서울에서 분양을 통해 공급되는 신규 입주 물량은 6곳 1118가구에 그쳐 대단지 아파트 한 곳 규모에 불과하다. 악화된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어려운 구조다.
여기에 6·27 대출 규제로 매매 수요가 전세로 옮겨가는 흐름까지 겹치면서 불안은 더 커질 전망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매물 감소와 금융 환경이 맞물리며 전세가격 상승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의 공급 확대 여부와 대출 기준, 금리 방향이 향후 시장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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