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사장)이 4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IFA 2025’ 개막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중국 가전의 가장 큰 강점은 프리미엄 기술도, 원가 경쟁력도 아닌 앞선 경쟁자를 따라잡는 속도에 있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사장·사진)은 4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한국을 압박하는 중국 가전 기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류 사장은 “중국이 ‘패스트 팔로어’ 전략으로 경쟁사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며 “과거 한국이 미국, 일본 유럽 등에 썼던 것과 비슷한 전략”이라고 했다.
류 사장은 “중국 가전과의 차별화를 위해서는 고객의 목소리에 기반을 둔 프리미엄 전략을 써야 한다”면서도 “과거 일본 등이 한국의 추격을 받을 때 프리미엄 전략만 썼다가 통하지 않았다. 중저가 시장에서는 매출 볼륨을 높이는 전략도 투트랙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리미엄을 위해서는 앞선 인공지능(AI) 기술력을 앞세운 AI 가전을, 매출 볼륨을 높이기 위한 중국 업체와의 합작개발(JDM)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갖춘 보급형 제품을 쌍끌이 전략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인 ‘IFA 2025’를 맞이해서 유럽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류 사장은 “유럽 시장은 현지 터주대감 격인 보쉬, 밀레 등의 프리미엄 업체들과 중국 브랜드, 튀르키예 업체들까지 경쟁하고 있다”며 “다른 어떤 지역보다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이어 “유럽 고객들은 어느 지역보다 에너지에 대해 민감한데, LG전자는 이번 IFA 2025에 AI로 무장한 호화 테크로 가장 효율적인 제품을 내놨다”며 “다른 지역보다 주거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을 감안해 공간 맞춤형 제품들을 대거 출시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유럽 매출을 2배로 늘려 유럽 1위 가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류 사장은 “유럽 빌트인 시장에서 상위 5개 브랜드 안에 들고, 매출도 10배 늘릴 것”이라며 “유럽 온라인 브랜드샵 매출도 3배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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