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재건축 최초 ‘역세권 특례’ 적용…공공분양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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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용적률 인센티브 활용해 사업성 확보
공공임대주택 둘러싼 갈등…정책과 주민 사이 ‘간극’

서울 강남권을 대표하는 노후 대단지 아파트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최고 49층 5893가구(공공주택 1090가구) 규모 재탄생 한다. 2025.9.4/뉴스1
서울 강남권을 대표하는 노후 대단지 아파트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최고 49층 5893가구(공공주택 1090가구) 규모 재탄생 한다. 2025.9.4/뉴스1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재건축 정비사업에서 처음으로 ‘역세권 특례’를 적용하며 서울시 공공분양 확대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조합은 용적률 인센티브를 활용해 사업성을 높였고, 서울시는 이를 계기로 공공임대·분양주택 공급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공공임대·분양주택 도입…용적률 300%→331%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통과된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 변경안’에는 공공임대주택 231가구와 공공분양주택 182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정비사업을 통해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하는 최초의 사례다. 재건축을 통해 공급되는 5893가구 중 1090가구가 공공주택 물량이다.

이 중 ‘역세권 특례’ 제도에 따른 공공임대주택 231가구와 공공분양주택 182가구가 포함돼 이목을 끌고 있다.

역세권 특례는 지하철역 반경 250m 이내에 정비구역 절반 이상이 포함된 정비사업장에 용적률을 높여주는 제도다. 상승 용적률의 일부는 공공임대·분양주택으로 공급한다.

은마아파트 조합은 제도를 활용해 용적률을 300%에서 331%로 끌어올렸다. 서울시는 용적률 완화분 일부를 활용해 공공임대·분양 주택을 공급한다. 182가구의 공공분양주택은 이익공유형, 지분적립형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 공급될 예정이다.

조합은 인센티브로 조합원 부담을 줄였고, 서울시는 사업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확보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 측에서 먼저 역세권 특례 제도를 활용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고, 정비계획 변경안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조합 관계자는 “기존 부족했던 사업성이 역세권 특례 제도를 적용함으로써 어느 정도 보완이 됐다”며 “최대 360%까지 용적률을 높일 수 있었지만, 아파트 과밀 문제 및 공공임대물량이 비례해 늘어나 330% 수준으로 정했다”고 전했다.

공공임대주택 증가에 불만도…“합의점 찾아야”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열린 제9차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등 수권분과위원회에서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 결정(안)을 수정가결했다. 2025.9.2/뉴스1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열린 제9차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등 수권분과위원회에서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 결정(안)을 수정가결했다. 2025.9.2/뉴스1

다만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미 공공기여로 인한 상당수의 공공임대주택 물량이 배정됐다. 역세권 특례 제도 도입으로 약 400가구가 추가로 배정된 셈이다.

은마아파트 조합원 A 씨는 “조합 입장에서는 사업성이나 여러 가지를 고려해 내린 결정이겠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라며 “임대주택 수가 늘어난다는 건 결국 분양분이 줄어든다는 얘기이지 않냐”고 전했다.

단지 내 공공임대주택을 둘러싼 갈등은 정비업계의 뿌리 깊은 논쟁거리다. 조합원들은 단지의 미래 가치 등을 고려해 공공임대주택 비중을 최소화하려는 반면, 서울시 등 지자체는 주요 지역에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공공임대주택을 최대한 확보하려 한다.

아파트 단지 내에 분양 주택과 공공 임대 주택을 섞어 배치하는 ‘소셜믹스’ 정책을 두고도 조합과 서울시 간의 갈등이 불거진 사례도 종종 발생했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재건축 사업 최종 허가권자인 서울시가 방안을 제시하면서, 조합은 일부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며 “역세권 특례 또한 최근 서울시에서 사업 촉진을 위한 여러 정책을 내는 과정에서 나온 방안 중 하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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