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동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영남권역 포럼’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아이만 치료하면 충분할까요?”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동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영남권역 포럼’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질문이다.
월드비전은 지난 3일 정신건강의학 전문가, 교육계 관계자, 국회의원, NGO 실무자 등 300여 명이 모여 아동 정신건강을 위한 새로운 해법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포럼은 지난 7월 호남권역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자리로, 월드비전이 주최하고 지역 사회 기관과 학계가 함께했다. 포럼에서 가장 강조된 것은 ‘보호자와 가족의 역할’이었다. 전문가들은 아이의 상담·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부모와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미애 국회의원은 환영 인사에서 아동 정신건강 문제를 개인이나 가정만의 몫으로 두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모-자녀 관계 증진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통해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 주제발표에서 유은라 부산대학교 의과대학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는 “아동의 정신건강 문제는 아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문제”라며 “보호자의 정서적 반응과 양육 방식이 치료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경희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3년간 ‘아이존’과 함께 진행한 부모-자녀 관계 향상 프로그램 성과를 공유하며, 애착·정서표현·의사소통 3대 영역을 중심으로 한 가족 중심 개입 모델을 제시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부모들의 경험담도 소개됐다.
패널 토론에서는 학교·지역사회와의 연계가 또 하나의 핵심 과제로 지적됐다. 강제욱 부산진구정신건강복지센터장은 “보호자가 일상 속 ‘치료자’로 함께할 때 치료 효과가 높다”며 아이존 모델처럼 부모와 아동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의 확산 필요성을 강조했다. 류은정 부산시교육청 인성체육급식과 장학관은 위기 학생을 대상으로 한 긴급 상담 지원과 생명존중 교육의 확대 방안을소개하며 제도적 기반 마련의 필요성을 덧붙였다.
월드비전 측은 “이번 논의는 아동 정신건강을 ‘가족과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과제’로 재정의한 자리였다”며 “앞으로 정책과 현장이 긴밀히 맞물린다면, 더 많은 아이들이 웃음을 되찾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남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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