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올해 남은 3차례 회의서 모두 인하 예상…한미 금리차 축소
한은 10~11월 연속 인하 여지도…주택시장·가계대출 안정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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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제공)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남은 3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모든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글로벌 투자은행(IB)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연준의 통화 완화 기조가 빠르게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2일 한은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주요 글로벌 IB 10곳 중 6곳은 연준의 연내 3차례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이는 올해 남은 모든 FOMC 회의(9월·10월·12월)에서 정책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나머지 4곳은 연내 2차례 인하를 내다봤다. 이 중 절반(2곳)은 내년에 3~4차례 인하를 예상해, 올해보다 큰 폭의 통화 완화를 기대했다.
시장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됐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말 정책금리 예상치는 지난 7월 초 3.82%에서 9월 초 현재 3.62%로 0.2%포인트(p) 낮아졌다. 이미 한 차례 정도의 추가 금리 인하가 시장 가격에 반영된 셈이다.
바뀌는 미국 내 기류…통화 완화 필요성↑
이전과 비교해 연준의 연내 인하 예상 횟수가 늘어난 것은 최근 미국 내 경제 지표 때문이다.
그간 IB들은 실업률 등 미국 내 고용 지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물가마저 쉽게 떨어지지 않는 흐름을 나타내자, 연내 인하 기대를 조정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고용 지표가 대폭 하향 수정되고 물가 둔화 조짐이 관찰되는 등 통화 완화 정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특히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고용 통계의 연례 벤치마크 수정에 따라, 지난해 2분기~올해 1분기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NFP)는 총 91만 1000명(-0.6%) 하향 조정됐다. 월평균으로는 약 7만 6000명의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이다.
시티는 “이 같은 비농업 취업자 수의 과대 계상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면, 현재 월간 고용(3개월 이동평균)은 마이너스(-) 4만 7000명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이번 통계 수정은 “연준이 9월 ‘빅 컷’(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하)을 단행하기에는 불충분하나, 파월 연준 의장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기에는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블룸버그는 “2000년 이후 최대 규모의 고용 수정이자 2년 연속 대규모 하향 조정으로, 올여름 본격화된 고용 둔화 국면에 앞서 이미 고용 증가세가 상당히 과대 평가됐으며 지난해 고용이 실업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필요 수준(break-even)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조정을 반영하면 지난해 8월 고용은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해당 시점은 경기 침체 판단 지표인 ‘샴의 법칙’(Sharm Rule) 발동 시점(지난해 7월)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금리차 부담 축소…추가 인하 관건은 ‘집값’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한은의 10월 추가 기준금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은은 금리를 지난 5월 기준금리를 연 2.5%로 내린 이후 수도권 부동산 시장 과열과 가계대출 증가 확대를 막기 위해 7~8월에는 연속 동결한 바 있다.
연준이 이달 금리를 낮추면서 추가 인하를 시사한다면, 한은은 역대 최대로 벌어진 한미 금리차(2%p)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이에 노무라는 한은이 10월과 내년 2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시나리오를 기본적으로 예상하면서도, 국내 경제 상황에 따라서는 10~11월 연속 인하가 단행될 확률도 부분적으로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관건은 주택시장과 가계대출이다. 최근 한은은 가계대출 통계를 발표하면서 “주택 거래가 대출로 이어지는 시차를 감안할 때 가계대출 불안이 10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의 6·27 규제와 주택 공급 대책에도 금리 인하가 부동산 수요를 자극해 대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한 분석이었다.
오는 10월 23일 금통위 이전까지 강남·송파 등 서울 일부 지역 집값이 안정되지 않거나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잡히지 않는다면, 한은의 추가 인하는 연준의 완화적 행보와는 무관하게 어려워진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10월 인하에 무게를 두지만, 양호한 수준의 경기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추가로 안정되지 않는다면 11월까지 금리 인하 카드를 아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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