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코스피 3400 눈앞…美금리인하 기대에 亞증시 최고가 랠리

  • 동아일보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코스피 지수는 장중 거듭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박스권에서 맴돌며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피도 인공지능(AI) 투자가 확대되고,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50억원으로 유지될 것이란 기대에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12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54% 오른 3,395.54로 장을 마치며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를 이어갔다. 상승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상승폭을 키우며 다시 최고가로 종가를 마무리했다. 이날도 외국인과 기관이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달에는 ‘팔자’였던 외국인은 이달 매수로 전환한 뒤 이날까지 4조7000억 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코스닥도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하며 1.48% 상승한 847.08로 마감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9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유동성 확대 전망에 아시아 증시 랠리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서는 사상 최고가 달성 소식이 잇따랐다. 일본 니케이225 평균주가는 전거래일 보다 0.89% 오르며 이틀 연속 사상최고가로 마감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종가 기준으로는 하락 마감했지만 장중 3,892.74까지 상승하며 마찬가지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대만 자취안 지수는 1.03% 상승 마감하며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였다.

아시아 증시 랠리의 배경으로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이 있다. 11일(현지 시간) 8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 수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예상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시장에선 다음주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기준금리가 연내 3번 인하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정책 저울추가 물가보다 고용으로 기울어졌다”며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금리를 빠른 속도로 인하하면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는 압력이 커진다. 미국 투자자 로선 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를 피하기 위해 해외 주식에 투자할 유인이 늘어나는 셈이다. 인플레이션 위험분산 수단으로 거론되는 가상자산과 금의 가격도 강세다. 12일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11만5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도 24시간 전보다 상승했다. 국제 금값도 상승세를 이어가 11일 런던귀금속거래소(LBMA)의 금 현물 가격은 1온스당 3629.55달러에 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물가 상승을 감안해 1980년 1월 21일(850달러·현재기준 3590달러)의 기존 고점을 넘겼다고 분석했다.

AI 모멘텀에 정부의 부양 의지 더해져

특히 미국에서 인공지능(AI)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됐다. 미국 소프트웨어(SW) 기업 오라클은 2분기(4~6월) 매출의 30배 수준의 계약 잔고를 발표하며 클라우드 수요가 여전히 강력함을 증명했다. 최근 AI 거품 논란에도 여전히 서버용 데이터센터 수요가 탄탄함이 증명되자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미국 반도체 기업의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그 결과 코스피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달 들어 각각 8.2%, 22.1%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6.6%)을 웃돌았다. 삼성전자(우선주 포함)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3%에 달한다.

여기에 정부가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완화하는 등 증시부양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의 기준을 종목당 10억 원으로 강화하는 안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밝힌 데 이어 12일 대통령실 관계자도 “50억 원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확인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통령 기자회견에서도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해 시장 심리와 투자자 의견을 수용하려는 의자가 엿보였다”며 “주식시장을 활성화시키려는 정책 모멘텀이 훼손되지 않은 만큼, 중기적으로 국내 증시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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