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 보호막 두껍고 수분 증발 적어
고온에 강해… 연구개발 24년 결실
KGC인삼공사는 정관장이 개발한 신품종 ‘선일’의 첫 수확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선일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한 내고온성 인삼품종으로, 2001년부터 연구개발에 착수해 약 20년간의 노력 끝에 결실을 맺었다. 이 품종은 잎의 각피(잎 표면을 덮고 있는 보호막)가 두껍고 수분 증발이 적어 고온에서 잎이 타버려 인삼 생장이 멈추는 ‘엽소’ 현상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일의 엽소율은 3.9%로 기존 품종(자경종) 대비 10%포인트가량 낮다.
강원 홍천군 화촌면에서 선일을 재배 중인 심광식 씨(41)는 “인삼은 서늘한 기후에서 자라는 식물인데 최근 이상기후로 재배 여건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면서 “이번에도 수확이 저조할까 걱정이 많았는데 ‘선일’ 품종을 심은 덕분에 큰 피해 없이 수확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선일은 2017년 2년간의 토양 관리 후 2019년에 심어 올해 처음으로 수확했다. KGC인삼공사에 따르면 전북 고창과 강원 횡성·홍천 지역 일대 5만 ㎡ 규모의 인삼밭에 선일이 보급됐다. KGC인삼공사 연구진은 이 지역 농가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종자 순도 유지와 생육 상태를 점검하고 재배 기술을 지도하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1970년대부터 우수한 인삼 품종 개발에 착수해 현재까지 17종의 품종을 보유 중이다. 국내 신품종 등록 1호인 ‘천풍’은 체형이 우수해 최고등급 인삼의 생출률이 높다. ‘연풍’은 생산량이 높고 ‘선명’은 선일처럼 이상기후에 대응한 내고온성 품종이다. KGC인삼공사가 올해 수확 예정인 인삼밭의 면적은 약 1141ha(헥타르)로 축구장 크기의 약 1598배에 달한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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