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대규모 해킹으로 유심(USIM) 교체 사태를 빚은 SK텔레콤에 이어 금융권까지 해킹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두 달 새 금융권에서만 SGI서울보증, 웰컴금융그룹 계열사, 롯데카드 등 3곳에서 해킹 사고가 발생해 보안 시스템 점검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2금융권이 해킹 공격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그동안 대규모 해킹 공격은 시중은행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집중됐지만 올해 들어 2금융권까지 사정권에 들어온 모양새다. 올해에만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2곳의 개인정보 유출, KB라이프생명 서버 해킹, SGI서울보증 전산장애, 웰컴금융그룹 계열사 웰릭스에프앤아이대부 랜섬웨어 공격 등 보안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SGI서울보증은 7월 랜섬웨어 해킹 공격으로 전산 시스템이 마비돼 보험증권 발급과 검증 등 핵심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사흘 만에 복구한 바 있다. 전산 시스템이 마비됐을 당시 SGI서울보증에선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휴대전화 할부 개통 등 보증 업무가 차질을 빚었다.
지난달에는 웰컴금융그룹도 랜섬웨어 피해가 발생했다. 한 러시아계 해커 조직은 다크웹을 통해 “확보한 (웰컴금융그룹) 내부 자료가 1.024TB(테라바이트) 규모로 파일 개수가 132만 개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웰컴금융그룹 모든 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다. 여기에는 고객 이름, 생년월일, 자택·사무실 주소, 계좌, 이메일 등 수많은 정보가 포함된다”며 “웰컴금융그룹은 중요한 정보를 보호하는 데 매우 무책임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웰컴금융그룹 측은 “개인정보 등 주요 정보가 유출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힌 바 있다.
보유 회원 수 기준 업계 5위인 롯데카드에서도 대형 해킹 사고가 터지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잇따라 보안 사고가 발생하는데도 보안 시스템 투자를 가볍게 생각하는 회사가 많다”며 “금융권이 보안 비상 상황이라 경각심을 갖고 보안 역량을 높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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