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자국 기업 엔비디아 AI칩 구매 막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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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존도 낮추고 기술력 자립 가속
엔비디아 저사양칩 기술 수준 도달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엔비디아의 최신 중국 전용 인공지능(AI) 칩 구매를 금지시켰다. 중국의 미국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고 자립을 가속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8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이번 주 알리바바 등 자국 기업들에 엔비디아의 신형 저사양 칩 ‘RTX 6000D’ 주문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CAC 등 중국 정부는 앞서 엔비디아의 또 다른 중국 전용 칩인 H20에 대해서도 기업들에 구매 자제를 촉구한 바 있다. 미국 정부가 H20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자 대안으로 나왔던 것이 RTX 6000D다. H20에 방대한 데이터 처리에 탁월한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탑재되는 것과 달리 RTX 6000D는 그래픽용 D램인 GDDR7을 쓴다.

중국 정부가 잇달아 엔비디아 칩 구매 제한에 나선 것은 그만큼 중국 반도체가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왔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의 한 테크 기업 임원은 FT에 “이전에는 지정학적 상황이 나아지면 엔비디아 칩 공급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국내 (반도체) 시스템 구축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 등 중국 반도체 회사가 만드는 AI 칩은 중국에 유통됐던 엔비디아 저사양 칩과 거의 동등한 수준에 도달했다. FT는 중국 반도체 제조사들이 내년 AI 칩 생산 계획을 올해의 3배 규모로 잡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화웨이가 개발한 최신 칩은 중국 AI 기업인 딥시크가 필요로 하는 기준을 충족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양국 정부에 낀 신세가 된 엔비디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단순히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시장에서도 중국 반도체 기업과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엔비디아 주가는 중국 정부의 칩 구매 금지 소식에 2.6% 하락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기자들과 만나 “실망스럽지만 미중 사이에 다뤄야 할 더 큰 의제가 있으니 인내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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