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 만들던 오리온, 수협 손잡고 K김 세계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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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오리온수협’ 합작법인 설립
수협이 재료 공급, 오리온이 판매
연내 공장 착공… 세계 시장 공략

초코파이, 꼬북칩 등 과자를 만들어 팔던 제과회사 오리온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김 판매에 도전한다. 수협과의 협업을 통해서다. 김을 잘 만드는 수협이 제조를, 탄탄한 글로벌 유통망을 가진 오리온이 판매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18일 오리온과 수협은 수협중앙회 본사에서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수산물 가공 합작법인 ‘오리온수협’을 만들어 조미김 등을 제조·판매하기로 했다. 양 사가 각각 50%의 지분으로 총자본금 600억 원을 출자해 법인을 설립할 방침이다.

오리온과 수협은 수산물 공급 능력과 글로벌 제조·유통 역량을 결합해 수산물 세계화를 공동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수협이 마른김 등 우수한 품질의 수산물을 공급하면 이를 활용해 오리온수협이 완제품을 만들어 오리온에 납품한다. 오리온은 글로벌 식품 가공 능력과 마케팅·유통 역량을 바탕으로 제품의 브랜드화와 국내외 판매를 맡는다.

오리온은 그동안 초코파이를 기반으로 중국과 러시아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3조1043억 원, 영업이익 5436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이 65%에 달할 정도로 해외 실적이 국내보다 더 좋다. 이 같은 오리온의 글로벌 유통망을 이용할 경우 조미김, 김스낵 등 각종 김 관련 제품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 사는 우선 첫 사업으로 마른김을 활용한 김 제품을 생산하고 향후 수산물을 활용한 스낵류 등 소비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내 공장 건설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의 김 산업은 세계 김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2024년 연간 약 1억5000만 속을 생산했다. 1속은 김 100장이다. 수출액은 사상 최초로 약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를 기록했다. K푸드 산업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수출품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여전히 글로벌 산업화가 부족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이날 계약 체결식에서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은 “우리 수산물의 해외 시장을 넓히고, 글로벌 위상을 확립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며 “이번 수협과의 합작 사업이 오리온의 또 다른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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