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 눈총에도, 4대 금융지주 주가 올들어 54% 급등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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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승률보다 9.6%P 높아
‘배당 강화’ 정책 수혜 기대감에
이달 들어서도 7.4% 오르며 순항
정치권 “손쉬운 장사” 비판이 변수

코스피가 이틀 만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저평가 우량주’의 대표로 꼽히는 금융사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4대 금융지주의 평균 주가 상승률이 코스피를 크게 웃돌았다. 배당 분리과세 최고 세율 하향과 정부의 주가 부양 정책에 따라 투자 심리가 개선된 영향이 컸다. 다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금융지주들이 ‘손쉬운 이자 장사’에 집중한다는 비판이 있어 향후 수익성이 악화될 여지도 있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0.76% 하락한 11만7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하긴 했지만 KB금융은 올해 들어 주가가 41.6%나 상승했다. 시가총액도 44조7837억 원까지 증가해 시총 순위 6위(우선주 제외)에 올랐다.

KB금융뿐만 아니라 신한지주(44.8%), 하나금융지주(59.5%), 우리금융지주(69.8%) 등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올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4대 금융지주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53.9%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44.3%)보다 9.6%포인트나 높다.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이달 들어서도 7.4% 올랐다. 상승률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8.6%)보다는 소폭 낮지만 삼성전자(15.5%), SK하이닉스(31.2%) 등 시총이 큰 반도체 기업들이 상승을 주도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주가 강세를 보인 것은 정책 수혜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은행이 주력 계열사인 4대 금융지주사들은 안정적인 배당이 강점인데, 정부가 배당 분리과세 최고 세율을 하향하는 등의 ‘당근’을 제공하면서 주주환원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금융지주들이 기업 가치 제고 차원에서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에 나선 것도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금융주들은 기술·바이오기업처럼 급등할 잠재력을 가지거나, 반도체·석유화학처럼 상승 국면에 높은 수익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업 모델과 배당이 안정적이라 변동성이 적기 때문이다. 그만큼 주가도 저평가된 탓에 18일 기준 4대 금융지주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4이다. 금융주들이 보유한 순자산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 중이라는 뜻이다.

정치권에서 금융지주가 ‘손쉬운 이자 장사’를 한다며 비판하는 점은 향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고신용자에겐 낮은 이자로 고액을 장기로 빌려주지만, 저신용자에게는 고리로 소액을 단기로 빌려줘 죽을 지경일 것”이라며 “금융기관들이 예대마진으로 연 30조∼40조 원 수익을 내면서 십몇% 이자를 받아 얼마나 큰 도움이 되냐”고 비판한 것이 대표적이다. 홍콩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합 과징금 등도 불확실성으로 꼽힌다.

다만 금융주가 규제 리스크에도 주주환원 확대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산건전성, 규제 리스크 등에도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저평가된 금융사들의 주가와 확대 예정인 주주환원 정책 매력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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