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파격 성과급에 특별급여 껑충… 中企와 더 벌어졌다

  • 동아일보

코멘트

경총 ‘상반기 임금인상 보고서’
특별급여 인상률 8%, 대기업 주도
정액급여 인상률 작년 밑돌지만
월평균 임금 총액은 3.5% 올라

주요 대기업들이 파격적인 성과급 지급에 나서면서 올 상반기(1∼6월) 국내 기업의 특별급여 인상률이 8%를 넘어섰다. 대기업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한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급여 격차도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내놓은 2025년 상반기 임금 인상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상용근로자의 월평균 임금 총액(정액·특별급여 합산)은 418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2%)에 비해 인상 폭이 커진 것이다.

이 같은 임금 상승은 기본급 등 정액급여가 아니라 성과급이 포함된 특별급여 인상의 결과로 풀이된다. 상반기 전체 근로자의 월평균 정액급여 인상률은 2.9%로 지난해(3.5%)보다 오히려 하락했다. 반면 특별급여 인상률이 8.1%에 달해 지난해 상반기 전년 대비 5.7%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13.8%포인트 증가했다. 올 상반기 근로자 한 명에게 지급된 특별급여액은 55만 원으로 2022년(56만2000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특별급여 지급은 대기업들이 이끌고 있다. 일례로 올 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본급의 710%에 더해 일시금 500만 원을, 현대로템은 기본급의 500%와 일시금 1800만 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이런 분위기는 하반기(7∼12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최근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노사 합의안을 최종 타결한 바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단순 계산하면 직원 1인당 1억 원이 넘는 성과급을 받게 된다. 삼성전자 등 다른 주요 대기업 노조들도 SK하이닉스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경영진에 요구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이런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못 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급여 격차가 더 벌어졌다. 올 상반기 300인 이상 사업장의 특별급여는 전년 동기 대비 12.8% 인상됐지만 300인 미만은 3.0% 인상에 그쳤다. 그 결과 전체 임금 지급액 역시 300인 이상 사업장이 올 상반기 5.7% 오른 데 비해 300인 미만 사업장은 2.7% 인상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미국 관세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일부 대기업 노조의 과도한 임금 인상 요구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해칠 뿐 아니라 노동시장 내 격차 확대와 사회 갈등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업종별로 보면 금융보험업이 월평균 임금총액(805만1000원)과 임금인상률(7.2%) 모두 1위로 나타났다. 금융보험업은 특별급여 인상률 역시 16.0%로 전 업종 중 가장 높았다. 금융보험업에 이어 △전기·가스·증기업(731만4000원) △전문 과학 기술업(552만2000원) △정보통신업(543만1000원) 등의 월평균 임금 총액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중소기업#급여 격차#성과급#특별급여#임금 인상률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