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일 때 새 먹거리 찾자” 소형원전-친환경 주택 등 확장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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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한국건설] 대우건설, 원전 해체 분야도 진출… DL이앤씨는 미국 SMR 설계 추진
현대건설 ‘로봇 친화형 아파트’ 도전… 전기차 충전-무인 소방 로봇도 계획
롯데건설, 탄소로 굳히는 시멘트 연구… 두산건설은 아파트에 유명 작품 설치

체질 개선 나서는 건설업계

《최근 건설업계는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건설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반등의 기회를 잡기 위해 새롭게 뛰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정책 변수가 커졌지만 동시에 새로운 해외 수주 기회의 장도 열리고 있다.

친환경산업으로의 전환, 안전한 건설 현장 구축을 위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이에 부응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을 이용한 주거 환경 혁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형원전 등 신사업으로 해외 공략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소형모듈러원전(SMR) 등 신산업 분야로의 확장이다.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시공주관사를 맡은 대우건설은 원전 관련 수주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직접 체코를 방문하는 등 성공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 현지 주민, 기업과 협력을 이어 나가고 있다. 대우건설은 “설계 및 시공, 유지보수, 해체, 사용후 연료 저장시설 등 생애주기 전반에서 실적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도 원전 해체, 소형모듈러원전(SMR) 등 신산업 분야로 참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DL이앤씨도 SMR 전문 설계 업체인 엑스에너지와 손잡고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엑스에너지는 미국 정부로부터 12억 달러(약 1조7000억 원) 규모 보조금을 지원받아 미국 최대 화학기업 다우의 첫 SMR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캐나다의 비료 업체 제네시스 퍼틸라이저스와 비료 공장 설계 및 기술 라이선싱 업무 계약을 체결했다. 천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블루 암모니아를 뽑아 비료를 생산하는 친환경 플랜트다. 북미 지역에서 친환경 사업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고 있어 추가 수주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인공지능-로봇으로 주거 혁신

국내 건설사들의 시공 역량이 가장 발달돼 있는 주거 상품의 경우에는 인공지능(AI)과 로봇을 도입해 새로운 주거 경험 및 편의를 제공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현대건설의 경우 건설업계 첫 ‘로봇 친화형 아파트 단지’ 조성을 위해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에 관련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쇼핑을 하고 돌아올 때 무거운 짐을 집 앞까지 실어주거나 거동이 불편한 입주민의 단지 내 이동을 돕는 ‘퍼스널 모빌리티 로봇’이 도입된다. 무인 소방 로봇, 전기차 충전 로봇, 발레 주차 로봇 등도 도입될 전망이다.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며 각 가구 현관 바로 앞까지 배달 음식이나 택배를 배송해주는 자율주행 로봇 배송 서비스는 이미 상용화돼 일부 단지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운영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AI 기술을 적용한 주거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원 아이파크’에는 △AI 홈에이전트 기반 주거 어시스턴트 △AI 보안 솔루션 △AI 건물관리 시스템이 본격 적용된다. 폐쇄회로(CC)TV와 출입 통제 시스템과 연동돼 단지 안전성을 강화하거나 조명과 난방, 냉방 최적화, 시설 이상 징후 모니터링 등에 AI를 활용하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AI음성인식 월패드, 집 앞 쓰레기봉투를 대신 수거해 버려주는 헬퍼 로봇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현실화하고 있다.

친환경-안전 기술로 ‘생산성 ↑’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로 생성한 소형원전과 친환경 주택 이미지.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로 생성한 소형원전과 친환경 주택 이미지.
국내에서 모듈러 공법 선두 주자로 꼽히는 GS건설은 2021년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공장에서 미리 제작된 콘크리트 부재)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준공해 각종 현장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환경부로부터 자체 개발 PC 제품 2종에 대해 저탄소 인증을 획득했다. 최근에는 공장 내에 조립식 부재로 만든 공동주택 모크업을 완공하고 주거 성능 검증까지 마쳤다. 30층 이상 높이에도 적용 가능하도록 설계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목조 모듈러 단독주택 전문 자회사인 자이가이스트의 경우 목조에 그치지 않고 철골 모듈러로 영역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안전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기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달 10일에는 송치영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과 노동조합 관계자, 협력사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안전 실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작업중지권 전면 보장, 본사 직원 현장 지원, 안전보조원 100명 추가 배치 등 인적 역량을 결집하는 한편 AI 기반 지능형 CCTV, 지게차 전방 모니터링 장비 등 안전 장비 확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4일 중지됐던 전국 103개 현장은 단계적 안전점검을 거쳐 현재 전 현장이 정상 가동되고 있는 상태다.

롯데건설은 친환경 건설기술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로에너지 인증 의무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서울 서초구 롯데건설 본사 사옥에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 시스템(BIPV)’을 도입했다. BIPV는 건물 외벽에 설치해 건축 외장재와 전력 생산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도심에서 활용도가 높다. 또 물 대신 이산화탄소를 사용해 굳히는 시멘트를 개발하는 국책연구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일시멘트와 함께 이산화탄소 주입 바닥용 모르타르 기술을 개발해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도 했다. 모르타르 강도는 높이면서 시멘트량은 줄여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낼 수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타워크레인과 리프트 등 건설기계 안전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국내 사물인터넷(IoT) 기업이 개발한 안전진단 장비를 타워크레인 와이어로프에 도입해 미세한 결함까지 미리 감지, 낙하물 사고를 예방할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기계 전담 인력 교육도 정례화해 운영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기여를 중시하는 최근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2009년 임직원 봉사단 ‘호반사랑나눔이’를 발족했으며 올해는 임직원 누적 기부액 10억 원을 달성했다. 우미건설은 지난해 아파트 브랜드 ‘린’을 리뉴얼하고 미세먼지 저감 시스템 ‘에어클린 시스템’, 스마트폰을 이용한 주거편의 서비스 ‘스마트린’ 등을 도입했다. 협력업체와 설계단계부터 하나의 팀을 구성하는 ‘프리콘’도 도입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대방건설은 올해도 서울과 의정부시, 부산 등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두산건설은 대표 주거 브랜드 ‘We’ve(위브)’와 하이엔드 브랜드 ‘The Zenith(더제니스)’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기쁨이 있는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단지에 유명 작가의 미술 작품을 접목해 주거의 질을 높이고 있다.

BS그룹은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 기업도시’를 글로벌 기후 위기와 AI 산업 확산 등에 대응하는 전략적 대안 도시로 조성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분산에너지특구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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