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훌 아난드 IMF 한국 미션단장(왼쪽 두번째)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5년 IMF 연례협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 News1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9%로 기존보다 0.1%포인트 상향했다. IMF 측은 한국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봤다. 한국이 1%대로 떨어진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구조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IMF 협의단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11일부터 진행한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라훌 아난드 단장은 “올해 성장률은 완화된 재정·통화 정책에 힘입어 국내 수요가 회복되고 견조한 대외 반도체 수요가 다른 수출의 감소를 상쇄해 0.9%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 정부가 두 차례 편성한 추가경정예산과 내년도 예산안에 담긴 경제 촉진 정책들이 적절하다는 평가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2026년에는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올해 도입한 정책들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한국 경제가 1.8% 성장할 것으로 봤다.
올해 성장률 0.9%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치와 같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 전체 회원국의 경제전망을, 1월과 7월 주요 30개국 대상으로 수정 전망을 발표한다. 이번 협의 결과는 다음 달 나올 IMF의 공식 전망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협의단은 한국의 확장재정과 금리 수준에 대해 “충분한 정책 여력, 마이너스 아웃풋 갭(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실질 성장률), 목표 수준에 근접한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려할 때 적절하다”면서도 “고령화로 인한 지출 확대에 대응할 재정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구조적인 재정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금, 건강보험 등의 지출 증가로 국가부채가 중장기적으로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세수 확충, 지출 구조조정 등을 더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적인 재정 지속가능성을 위해 ‘재정 앵커’(anchor·닻)를 도입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다만 아난드 단장은 “재정 앵커는 어떤 운영 기반 규칙을 설정하고 매년 이 기준에 맞춰 예산안을 작성하면 도움이 된다는 뜻”이라며 기존에 한국 정부가 추진했던 ‘재정준칙’ 등 특정한 범주는 권고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협의단은 또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구조개혁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난드 단장은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생산성 격차를 줄이고 혁신과 인공지능(AI) 대전환의 이점을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견고한 성장을 달성하려면 내수를 활성화 하고 한국의 수출구조를 다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점진적인 가계부채 축소,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 인구구조 변화 대응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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