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6억원 이하 아파트가 10년새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23일 오후 서울 시내의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게시되어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 분석에 따르면, 서울 전체 거래에서 ‘6억 원 이하’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80.5%에서 2025년 15.8%로 급감했다. 2025.09.23 [서울=뉴시스]
한국은행이 주택 공급 확대를 담은 정부의 9·7 대책에도 서울 일부지역의 가격 상승 폭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 불안이 재현될 가능성이 유의해야 한다는 우려를 내놨다.
한은이 25일 발간한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매매가격은 6·27 대책 이후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비수도권은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분석됐다. 세부적으로 7월 이후 서울 주택가격 상승세는 둔화되고 매매거래량도 축소됐지만 가격 둔화폭은 제한적으로 평가됐다.
한은은 9월 들어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 상승폭이 다시 확대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 불안이 재현될 가능성에 대해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비수도권은 가격 하락세 지속에 주택매수심리와 주택가격 상승기대가 약화되고, 거래량도 낮다고 평가됐다.
보고서는 또 금융여건 완화 과정에서 부동산시장과 가계부채의 금융불균형 누적 우려가 여전히 잠재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취약부문과 장기 부진 산업의 기업 부실 위험이 확대되면서 관련 익스포저가 많은 금융기관의 건전성 저하 가능성도 우려했다.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양호한 금융기관의 복원력과 대외지급능력을 기반으로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단기 금융불안을 나타내는 금융불안지수(FSI)는 8월중 16.5로 증시 호조, 소비심리 개선에 2022년 6월 이후 주의 단계(12~24)에 계속 머물러 있다.
중장기 금융불균형을 뜻하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자산가격 상승, 가계대출 증가 등에 따라 올해 6월말 32.6로 장기평균 수준에 근접했다고 평가됐다.
2분기 중 가계대출은 서울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급등, 스트레스 DSR 규제시행 이전 선수요 등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전분기보다 확대됐다. 기업대출은 금융기관 신용리스크 관리 강화 등의 영향으로 대기업 및 중소기업 모두 증가세가 둔화됐다.
가계 연체율은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취약차주의 상환능력은 낮은 수준을 이어갔다고 봤다. 기업 연체율도 장기평균 대비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소폭 하락하였으나 여전히 장기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자산시장은 미국 관세정책, 주요국 통화정책 기대 등 대내외 요인 변화에 따라 가격변수가 큰 폭 하락한 후 급등하는 등 높은 변동성이 이어졌다고 평가됐다. 4월초 급락한 주가가 정부 정책 기대감 등에 힘입어 큰 폭 상승한 후 9월 이후 반도체 업황 개선 등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은은 앞으로의 금융안정 상황은 국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실물부문 성장세 및 부동산시장 상황 등에 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우선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금융여건 완화, 정부의 내수진작 정책 등에 힘입어 취약 가계 및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부담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미 관세인상 영향이 본격화되고 일부 산업의 업황부진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되고 금융기관의 건전성 개선 속도가 지연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특히 금융여건 완화 과정에서 부동산시장 및 가계부채의 금융불균형 축적 우려는 여전히 잠재해 있으며, 정부의 부동산PF 구조조정 진척에도 불구하고 건설 및 지방 부동산 경기부진이 상당 기간 지속되는 만큼 PF 부실의 추가 확대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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