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무인기 개발 분야에서 성과를 잇따라 내며 국내 방산업계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1977년 무인기 사업에 첫발을 들인 이후 40년 넘게 꾸준히 기술을 축적해 왔다. 초창기에는 정부 주도의 부품 제작 참여로 시작했지만,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기체 개발과 기반 기술 연구에 나섰다. 2007년에는 자체 기술로 근접 감시용 무인항공기 KUS-7을, 2009년에는 전술 무인기 KSU-9를 연이어 개발하며 민간 및 군수용 무인기 국산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KUS-9은 탄소섬유 복합재를 적용해 경량화와 장시간 비행을 동시에 구현했고, 활주로 없는 산악지형에서도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후 대한항공은 사단정찰용 무인기(KUS-FT), 다목적 무인헬기(KUS-VH), 수직이착륙 무인기(KUS-VT) 등 다양한 기종을 선보였다. 특히 4년여에 걸쳐 개발한 사단정찰용 무인기는 국내 최초로 무인기 감항인증과 형식인증을 동시에 획득했으며, 부품 국산화율 95%를 기록해 해외 의존도를 크게 낮췄다.
현재 대한항공이 주력하는 분야는 저피탐 무인 편대기와 중고도 무인기(MUAV)다. 저피탐 무인 편대기는 여러 대의 무인기가 편대로 움직이며 적을 교란하고 정찰·감시 임무를 수행하는 무기체계로, 스텔스 설계와 전파흡수구조 등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인공지능 기반 자율비행 기능도 고도화해 2027년에는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또 다른 주력 사업인 중고도 무인기(MUAV)는 고도 6~13km에서 장시간 체공하며 최대 100km 거리의 고해상도 영상을 수집할 수 있어 군사용은 물론 국경 감시, 환경·재난 관리 등 민간 활용 가능성도 크다. 지난해부터 양산에 들어가 공군에 납품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협력도 활발하다. 미국 실리콘밸리 방산 기업 안두릴(Anduril)과는 임무 자율화 기반 무인기 개발 협력에 나섰으며, 튀르키예의 무인기 전문업체 바이카르(Baykar)와도 중형급 무인기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방산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오랜 기간 축적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며 국내 항공우주·방위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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