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국내 첫 생산, 故 장경호 창업주 50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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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에서 길을 찾다] 동국제강

후판(두꺼운 강판)을 국내 최초로 생산하는 등 한국 철강 산업을 혁신한 선구자로 평가받는 고 장경호 동국제강그룹 창업주가 작고 50주기를 맞았다.

추모식은 8일 서울 마포구 대한불교진흥원에서 이뤄졌다. 동국제강그룹은 이날 ‘대원(大圓) 장경호 거사 50주기 추모 및 대한불교진흥원 창립 50주년 기념 법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 장세욱 부회장을 포함해 동국산업그룹, 한국철강그룹 등 범동국제강그룹 17개 기업과 1개 단체 경영진 78명이 참석했다.

1899년 부산에서 태어난 장 창업주는 1929년 가마니 등을 파는 대궁양행을 열고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남선물산, 조선선재 등을 거쳐 사세를 넓혔다. 6·25 전쟁 직후인 1954년 민간 최초로 쇳물을 일관 생산하는 철강사인 동국제강을 설립했다. 1963년엔 부산 남구 용호동 갯벌에 대규모 철강 공장을 세웠다. 이곳에서 후판 등도 국내 최초로 만들었다. 이후 1970년대까지 한국 철강 산업을 태동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국제강은 실제로 1970년대 초 중화학공업 기업 매출 순위 3위까지 성장하기도 했다.

장 창업주의 손자인 장 회장은 추모사에서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업을 시작해 민족 자본을 세우셨고, 삶의 길을 보여주신 선각자”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을 중심에 두고 ‘철강보국’의 큰 뜻을 실현하라는 유산은 급속도로 개인화되는 작금의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며 우리가 꼭 되새겨야 할 금과옥조”라며 “그 정신을 되새길 수 있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또 “창업주는 대기업가이면서 쌀 한 톨, 배추 한 잎도 함부로 하지 않은 분으로 백 마디 말보다 솔선수범하시며 직접 가르침을 주신 참스승”이라며 “돌아가시기 전 모든 사재를 사회에 환원하셨던 큰 뜻을 기린다”고 말했다. 실제로 장 창업주는 별세 전 자신의 모든 사재 30억 원 상당을 국가에 헌정했다. 현재 시세로는 5000억 원 규모에 이르는 수준이다. 그는 당시 사재를 환원하며 “국가와 사회,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본인 명의의 모든 사유재산을 내어놓기로 하였습니다”라는 서신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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