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지속해서 제공하기 위해 매년 천문학적인 자금을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에 쓰고 있다. 인수합병(M&A)을 통해서 글로벌 유수 업체를 인수하는 등 미래 먹거리 준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R&D·시설 투자금 90조 원 육박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 전경.삼성전자는 지난해 R&D 투자에 35조 원, 시설 투자에 53조6000억 원을 썼다. 202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집행했다. 올해 상반기(1∼6월)에도 18조 원을 연구개발비로 쓰면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가전, TV,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제품 개발 등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이 결과 삼성전자의 TV 사업은 업체 간 경쟁 심화에도 2006년부터 2024년까지 19년 연속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다. 초대형 TV를 선두로 주력 제품에 인공지능(AI) 신기술을 대폭 적용해 경쟁사들과의 기술 격차를 벌린 결과다. 가전 사업에서도 친환경·고효율 기술을 통해 소비자의 삶을 편리하게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 출시하고 있다.
모바일사업에서도 2011년부터 2024년까지 14년 연속 글로벌 출하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갤럭시(Galaxy)’ 브랜드를 통해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다양한 스마트폰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다. 태블릿, 웨어러블, 디지털 월렛 등을 활용해 시장 상황에 최적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적재산화를 위한 R&D에도 집중하고 있다. 1984년 최초로 미국에 특허를 등록한 이래 2025년 상반기 기준 세계적으로 총 27만6869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총 18조 원의 R&D 투자를 통해서 국내 특허 5005건, 미국 특허 4594건 등을 등록했다. 이 외에도 스마트폰, 스마트 TV 등에 적용된 당사 고유 디자인을 보호하고자 디자인특허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글로벌 유수 대학과의 산학 협력을 통한 기술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존스홉킨스대학교 응용물리학연구소가 산학협력을 통해 진행한 ‘차세대 펠티어 냉각 기술’ 연구는 미국 R&D 월드 매거진이 주관하는 ‘2025 R&D 100 어워드’에서 ‘100대 혁신 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M&A로 미래 사업 확보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 전경.미래 사업 확보를 위해 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하면서 미래 로봇 개발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삼성전자의 AI, 소프트웨어 기술을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에 접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대표이사 직속의 미래 로봇추진단을 신설하기도 했다. 미래 로봇추진단은 휴머노이드를 포함한 미래 로봇 기술개발에 집중하는 조직이다. 향후 패러다임을 바꿀 미래 로봇의 원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로봇 사업과 개발 리더십 강화를 위한 삼성전자와 레인보우로보틱스 간 시너지협의체도 운영한다. 시너지협의체는 미래 로봇 기술개발은 물론 로봇 사업 전략 수립과 수요 발굴 등을 통해 두 회사의 성장을 돕는 가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 로봇이나 양팔 로봇, 자율이동로봇 등을 제조나 물류 등 업무 자동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에는 지식 그래프 기술을 보유한 영국 스타트업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지식 그래프는 관련 있는 정보를 서로 연결된 그래프 형태로 표현해 주는 기술이다. 빠른 정보 검색과 추론을 지원해서 정교하고 개인화된 AI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온디바이스 AI와 결합해서 민감한 개인정보가 기기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보호하면서도 초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5월에는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인수해서 글로벌 공조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로 했다. 플랙트는 10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을 가진 공조기기 업체로 가혹한 기후 조건에서도 최소한의 에너지로 깨끗하고 쾌적한 공기의 질을 만들어주는 프리미엄 공조 기업이다.
특히 플랙트는 업계 최고 수준의 냉각 용량, 냉각 효율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어 초대형 데이터센터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생성형 AI 등의 확산에 따른 시장 성장을 예상하고 미래 사업을 확보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 투자와 R&D 투자 등을 꾸준히 이어갈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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