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가성비 트렌드 확산… 27개 산업서 1위 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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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KCSI 1위 기업]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제34차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 발표
KCSI 81.5점 기록, 2년 연속 하락
고금리 등 ‘소비심리 위축’ 반영
최다 1위 변동… ‘경쟁 심화’ 확인
실시간 고객 만족 센싱 시대 개막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대표이사 사장 한수희)은 ‘2025년도 제34차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 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올해 KCSI 조사는 소비재 19개, 내구재 29개, 일반 서비스업 60개, 공공서비스업 10개로 총 118개 산업군, 400개 기업에 걸쳐 조사가 이뤄졌다. 이번 조사는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서울, 수도권 및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65세 미만의 남녀 1만164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일대일 개별 면접 방식을 통해 조사했다.

2025년 KCSI 주요 특징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KCSI 전체 산업 지수가 2년 연속 하락했으며 분기별 조사 도입으로 실시간 센싱 체계를 구축했다. 올해 KCSI는 81.5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0.4점 하락했다. 2년 연속 하락세로 고금리·저성장의 장기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고객 만족도에 반영된 결과다. 올해 첫 도입된 분기별 조사 결과를 보면 2분기 대비 3분기에서 요소 만족도(-3.9)와 전반적 만족도(-3.3)가 각각 3점 이상 떨어졌다. 재구입(재이용) 의향 역시 1.7점 하락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85.7점, 서비스업 79.6점으로 제조업의 만족 수준이 높았다. 고물가와 저성장 상황에서도 고객 니즈와 시장 트렌드에 민첩하게 대응한 산업은 만족도 향상을 보였다. 소비재 제조업에서는 생활용품 및 기타 소비재가, 내구재 제조업에서는 AI 기능의 본격 도입이 만족도 상승을 이끌었다. 일반서비스업은 기술 발전을 통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편의성을 확대한 간편결제서비스, OTT서비스, 저비용커피전문점 등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둘째, 현대자동차가 32회 연속 1위를 하는 등 장기 1위 기업들의 고객 경험 혁신이 지속됐다. 올해 KCSI는 34년째를 맞아 총 118개 산업별 1위 기업을 선정했다. 역대 최장수 연속 1위를 기록한 현대자동차(일반승용차, 32회)를 필두로 삼성물산 에버랜드 리조트가 31회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내구재 제조업은 기술혁신과 품질 안정성을 기반으로 장기 1위를 이어왔다. 현대자동차는 고객 안전과 친환경 모빌리티를 선도하며 32회라는 최장수 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AI 기능, 사용자 편의성, 디자인 혁신을 통해 다양한 품목에서 꾸준히 1위를 차지했다. 서비스업은 고객 접점에서의 경험 관리 역량이 장기 1위의 핵심 요인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는 신속한 보상과 고객 친화적 서비스로 높은 신뢰를 구축했으며 교보문고는 디지털 시대에도 독서 문화와 체험 공간을 확대해 29회 1위를 이어왔다.

셋째, 삼성전자가 10개 산업에서 최다 1위를 차지했고 올해 총 17개 기업이 2개 이상 산업에서 1위를 차지하며 범산업적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PC, TV, 김치냉장고, 냉장고, 무선청소기, 세탁기, 에어컨, 의류건조기, 휴대폰(스마트폰), 간편결제서비스 등 무려 10개 산업에서 정상을 차지해 하드웨어부터 디지털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전방위 고객 경험 리더십을 보여줬다. 현대자동차는 일반승용차, RV승용차, 경형승용차, 전기자동차, 프리미엄(럭셔리) 승용차 등 5개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해 내연기관에서 친환경 모빌리티로의 전환 과정에서도 일관된 고객 신뢰를 입증했다. 삼성물산은 종합레저시설, 워터파크, 아파트, 패션 온라인몰(자사몰)에서 1위를 차지해 고객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포괄하는 영향력을 확인했다. 이 외에도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코웨이, GS리테일, KT&G, LG전자, 교보문고, 롯데GRS, 롯데웰푸드, 삼성화재, 우정사업본부, 캐논코리아, 한샘, 현대홈쇼핑 등이 복수 산업에서 1위를 차지했다.

넷째, 27개 산업에서 1위 기업 변동이 나타나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13개(소비재 12개, 내구재 1개), 서비스업 14개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는 IPTV,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등 핵심 통신 서비스에서 1위를 차지하며 고객 경험 확장 전략의 성과를 입증했다. 소비재에서는 LG생활건강(여성용기초화장품, 주방세제, 치약), KT&G(궐련형 전자담배, 담배), 롯데웰푸드(과자, 아이스크림) 등이 복수 산업에서 새롭게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맥주(롯데칠성음료), 밀키트(프레시지), 아웃도어의류(영원아웃도어) 등이 부문별 변화를 이끌었다. 서비스업은 1위 교체가 총 14개 산업으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교보문고(인터넷서점), 쿠팡플레이(OTT서비스)가 첫 1위에 올랐으며 대형마트(이마트), 숙박앱(야놀자), 영화관(CJ CGV)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에서도 1위 기업이 교체됐다.

게티이미지

2025년 KCSI 산업별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소비재 제조업에서는 화장지(87.4점), 음료(87.3점), 아이스크림(86.8점) 등 생활 밀착형 품목이 상위를 차지했다. 건강·웰빙 트렌드와 결합된 제로 칼로리, 저자극 제품들이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홍삼가공식품, 궐련형 전자담배, 담배 등 비필수 기호품 산업은 전년 대비 하락세를 기록했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 인식 변화와 다양한 대체재 확산이 만족도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내구재 제조업의 고객만족도는 기술 혁신과 가격 민감도 사이에서 명확한 명암을 보였다. 냉장고(91.1점), RV승용차(90.8점), 프리미엄 승용차(90.8점) 등이 90점 이상의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특히 AI 기능을 본격 도입한 휴대폰(스마트폰)과 의류건조기가 상승을 견인했으며 건강·안전·친환경 가치를 반영한 헬스케어(안마의자), 전기자동차, 가정용 건축자재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조사 대상 내구재 산업의 약 51%가 전년 대비 만족도가 하락했으며 특히 고물가 상황에서 가격에 대한 만족도 저하가 두드러졌다.

일반서비스업에서는 간편결제서비스(87.8점), OTT서비스(87.3점), 저비용커피전문점(84.2점) 등 디지털 기반 플랫폼과 합리적 가격을 앞세운 업종이 성장세를 보였다. 디지털 전환과 새로운 경험 제공에 적극적인 기업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반면, 사회 전반의 부정적 이슈가 누적된 산업은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디지털 전환 가속화 속에서 기술과 감성의 균형을 통한 고객 경험 확장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공공서비스 부문에서는 우편 서비스가 84.8점으로 가장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공공서비스업 평가가 시작된 이래 27년 연속으로 최고 만족도를 유지한 결과다. 철도 서비스가 83.7점으로 2위, 전력 서비스가 83.1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반면 교육(60.0점)은 공공서비스 가운데 가장 낮은 만족도를 보이며 개선이 시급한 영역으로 지적됐다.

2025 KCSI 향상을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디지털 전환의 성공을 위해서는 불편을 줄이고 감동을 더해야 한다.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앞다퉈 추진하는 이유는 효율성과 비용 절감이지만 고객 경험 관점에서 디지털은 ‘양날의 검’이다. 편리함을 주지만 동시에 불친절함과 소외감을 낳는다. 키오스크가 대표적인 사례다. 젊은 세대에게는 익숙하지만 고령층과 디지털 소외계층에게는 높은 장벽이 된다. 이 때문에 기업은 ‘휴먼 인 더 루프’ 전략을 통해 언제든 사람의 도움이 개입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오프라인 채널이 생존하기 위해선 고객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팔아야 한다. 온라인 쇼핑이 생활 깊숙이 들어온 시대에 오프라인 매장의 존재 이유를 재정의해야 한다. 단순 판매장은 온라인에 밀려 의미를 잃지만 체험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진화한 매장들은 새로운 활력을 얻고 있다. 나이키 홍대 매장의 증강현실 체험, 젠틀몬스터의 예술 전시장 같은 매장, 삼성전자의 놀이터 같은 매장은 모두 ‘구매’보다 ‘경험’을 우선시한다. 최근 한국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K-팝 굿즈 체험과 한식 조리, K-뷰티 체험을 통해 ‘한국적 경험’을 소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매장은 더 이상 진열대가 아닌 브랜드의 세계관을 오감으로 경험하는 무대다. 고객이 새로운 세계에 들어온 듯한 몰입감을 주고 ‘다시 가보고 싶다’는 기억을 남기는 것이 핵심이다.

셋째, 불황기의 해법은 가성비와 웰니스, 신뢰다. 고금리와 저성장이 이어지면서 ‘꼭 필요하지 않으면 사지 않는다’는 소비 태도가 뚜렷해졌다. 그러나 모든 소비가 위축되는 것은 아니다. 건강, 웰니스, 신뢰와 직결된 영역은 오히려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소비자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준은 여전히 가성비다. ‘에센셜 라인’, 정기 구독, 번들 상품 등이 합리적 선택을 이끌어낸다. 하지만 가격만으로는 고객을 오래 붙잡을 수는 없다. 중고 거래 플랫폼의 급성장이 보여주듯 소비자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하는 순간 곧장 대체재를 찾는다.

송광호 KMAC 가치혁신그룹 그룹장은 “고금리·저성장의 장기화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고객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업들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말하며 “2025년부터 도입된 분기별 조사를 통해 실시간 고객만족 센싱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기업들이 더욱 민첩하게 고객 경험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 KCSI는….
KCSI는 1992년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국내 산업의 특성을 반영해 개발한 대한민국 최초의 고객만족도 조사 제도다. 한국 산업의 각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실제 이용 경험을 기반으로 만족 수준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며 단순한 평가를 넘어 재이용 의향, 충성도, 브랜드 신뢰까지 포함해 고객과 기업 간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KCSI는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공신력을 인정받는 고객만족도 지표로 자리매김했으며 미국의 ACSI보다 2년, 국내 NCSI보다 6년 앞서 개발됐다. 조사 대상 산업은 국내 GDP의 약 68%를 차지할 만큼 대표성과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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