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너지·차세대 의료 패러다임… 산학연이 만들어가는 혁신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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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 질환 조기진단과 맞춤형 디지털 트윈 혁신
DGIST 자성기반라이프케어연구센터

심혈관 질환 조기 진단 연구 관련 임상 적용 모습(프랑스 몽펠리에 대학병원) .  사진 제공 DGIST
심혈관 질환 조기 진단 연구 관련 임상 적용 모습(프랑스 몽펠리에 대학병원) . 사진 제공 DGIST
전 세계 사망률 1위, 국내에서 진료비 1위를 차지하는 심혈관 질환은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 영상 진단 기술은 병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야 이상을 확인할 수 있어 한계가 뚜렷하다. DGIST 자성기반라이프케어연구센터(센터장 김철기 교수·사진)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바이오케미컬 바이오마커, 디지털 바이오마커, 의료 데이터를 융합해 개인 맞춤형 자성기반 심혈관 정밀진단 디바이스 개발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센터는 혈액 속 엑소좀과 마이크로RNA(miRNA), 단백질 등 바이오케미컬 바이오마커와 혈관 내피세포 연구를 통해 질환 초기 변화를 포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엑소좀 분리·검출 시스템과 액체생검 기반 분석 및 세포진단 기법은 최소 비침습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반복 확인할 수 있어 조기진단과 예후 관리에 큰 가능성을 보여준다. 아울러 혈류 이온에 의한 자기장(Magnetic Pulse Wave)과 압력파(Pressure Pulse Wave) 기술을 활용해 심근력, 혈류 속도, 혈관 탄성, 반사파 특성을 정밀 분석하는 디지털 바이오마커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생리 신호는 ML/AI 해석 기법을 접목해 혈관의 미세한 변화를 정량화함으로써 기존 영상 중심 진단의 한계를 보완하고 비침습 진단의 신뢰성을 높인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을 통해 센터는 단순한 질병 진단을 넘어 예방과 관리 중심의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환자의 생체 정보와 바이오마커를 통합해 구축되는 심혈관 디지털 트윈은 실제 환자의 상태를 가상환경에 재현해 질병 발생 위험을 예측하고 최적의 치료 전략을 도출한다. 심혈관 디지털 트윈은 국가 의료비 절감과 환자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글로벌 바이오헬스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미래형 플랫폼이다. 센터 연구진은 “향후 국내뿐만 아니라 프랑스, 베트남 등에서의 임상실험과 심혈관 디지털 트윈 연구를 한층 고도화해 맞춤형 정밀 의료 및 예후 관리에 기여하겠다”며 “이를 통해 국민 건강 증진과 차세대 의료 패러다임 전환의 중심에 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민 건강 지키는 환경보건 연구의 글로벌 거점 도약
고려대 의대 실내공기 생물유해인자 건강영향평가사업단

실내 공기 미생물 빅데이터 기반의 AI 건강 영향 분석 시스템. 사진 제공 고려대
실내 공기 미생물 빅데이터 기반의 AI 건강 영향 분석 시스템. 사진 제공 고려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실내공기 생물학적 유해인자 건강영향평가사업단(단장 윤원석 알레르기면역연구소 교수·사진)이 국민 생활환경 개선과 환경보건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사업단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지원으로 연구 성과를 실질적 환경정책과 연계하며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실행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또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국가독성과학연구소와 함께 아파트, 학교, 병원 등 생활공간의 공기 중 세균·곰팡이·바이러스 등 유해인자의 분포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분석한다. 아울러 민간기업 세스코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현장 적용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산학연 협력 구조는 국가적 환경보건 역량 강화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사업단은 총 70억 원 규모의 대형 과제를 수주해 연구 인프라를 확충하는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회문제 해결 R&D 대표 성과’에 선정되며 사회적 파급력을 입증했다. 또 환경 분야 세계적 최상위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해 국제적으로 연구 수준을 인정받았다. 윤원석 단장은 현재 실내 미생물이 아토피·비염·천식 등 환경성 질환은 물론 우울증, 파킨슨병, 치매, 당뇨, 암, 폐렴, 염증성장질환(IBD), 노화 관련 질환 등 광범위한 건강 문제와 깊이 연관돼 있음을 밝혀내고 이를 통해 유익균과 유해균을 구분하는 핵심 지표를 제시하며 새로운 예방·치료 전략 개발에도 기여하고 있다. 사업단은 연구 성과를 빅데이터·AI 기반 분석으로 확장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맞춤형 인공지능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 취약계층 환경보건 서비스에 활용되고 있으며, 구청 등 지자체와 환경보건센터에서도 활용돼 공공보건 서비스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 사업단은 기후변화로 인한 미생물 변화와 건강영향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정밀 규명하고, 이를 미생물 AI 헬스케어 시스템에 접목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환경보건 솔루션을 제시할 계획이다. 윤원석 단장은 “실내공기의 안전은 국민 건강의 출발점”이라며 “AI와 미생물 연구를 융합해 기후변화 시대의 건강 위협에 대응하고, 세계적 연구 거점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난치성 신경계 질환 정밀치료, 정위 방사선수술·AI 융합연구 선도
인제대 부설 뇌과학·방사선융합수술연구소


‘2005 의료기기 사업화 유망 기술 설명회’에서 발표한 논문 성과 자료. 사진 제공 인제대
척추 전이암은 가장 치명적인 암 합병증 중 하나로, 극심한 통증과 신경 마비를 동반하며 환자의 생명을 위협한다. 신경계 감염성 질환 또한 전신 항생제 투여 시 치료에 필요한 유효 농도 도달이 어려워, 부작용 위험이 크다. 따라서 환자 맞춤형 정밀 표적치료법의 개발이 절실하다.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신경외과 손문준 교수(사진)는 정위 방사선수술과 국소 표적치료 연구에 주력해왔다. 국제 공동연구인 SPINO 실무그룹에 참여하여 척수 재치료 시 방사선 허용치와 치료 반응 평가의 국제 표준을 마련했다. 국내에서도 독보적인 연구 성과를 이어오고 있으며, 2015년에는 양성 척수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방사선수술의 장기 임상 유효성을 주요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며 글로벌 정밀 표적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또한, 국내 다기관 공동연구를 통해 척추 전이암의 역학을 규명한 논문 8편을 발표해 전국 단위 국가 보건정책에 활용할 근거자료를 제공했다.

2016년부터 뇌과학·방사선융합수술연구소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손 교수는 AI 기반 인체 표면 영상 추적과 의료영상 정합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국소 정밀 표적치료 플랫폼을 개발해왔다. 해당 연구는 국내 특허 등록과 함께 미국 특허출원으로 이어졌으며, 수술 중 미세한 체위 오차를 실시간 보정해 환자의 마비·재수술 위험을 낮추는 기술로 주목받았다. 이 연구의 정밀도와 전임상 적용 성과는 다수의 학술 논문을 통해 이미 검증된 바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국제 학술지 ’Pharmaceuticals’(2024)등에 ‘혈액-뇌척수액 장벽을 극복하는 나노 약물전달 전략’을 게재하며, 기존 전신 치료의 한계를 넘는 신경계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와 같은 임상 기반 성과들은 임상적 안전성과 정밀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차세대 정밀치료 중개연구 모델로 부각되고 있다. 손 교수는 지난 9월 17일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의료기기 사업화 유망기술 설명회’에 초청돼 ‘포인트 클라우드와 CT 영상 정합을 통한 실시간 환자 위치 정렬 솔루션’의 특허기술과 연구논문 성과를 발표하며 국내외 전문가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그는 “의료와 ICT 융합은 환자의 생명을 지키고 국가 보건의료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성장 동력”이라며, “지속적인 산학연·국제 협력을 통해 글로벌 임상 현장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AI가 빚어내는 비결정질 태양전지, 도심을 밝히다
건국대 차세대 에너지 인력 양성 사업단

건국대 차세대 에너지 인력 양성 사업단의 현장 견학 모습.  사진 제공 건국대
건국대 차세대 에너지 인력 양성 사업단의 현장 견학 모습. 사진 제공 건국대

건국대학교 문두경 교수(사진)가 이끄는 차세대 에너지 인력 양성 사업단(KU-SOL TECH)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며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업단은 소재·소자·시스템 기술, AI·VR 운영 기술, BIPV·모빌리티 활용 기술 등 3대 교육 트랙을 중심으로, 융복합 비결정질 태양전지를 비롯해 AI·VR·건축·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 지식을 갖춘 인재 양성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이 전담하며, 2023년 4월 시작해 현재 1단계 3년 차 교육과 연구가 진행 중이다.

문 교수는 특히 비결정질 태양전지를 차세대 도심형 에너지 변환 기술의 핵심으로 강조한다. 이 기술은 건물 외장재, 창호, 자동차 유리 등 도시 생활공간에 자연스럽게 적용 가능해 대규모 발전이 어려운 도심에서 RE100 실현의 필수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문 교수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가 가진 무게와 설치 제약을 넘어, 유연성과 투명성을 갖춘 비결정질 태양전지는 다양한 산업과의 융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단은 동시에 유기태양전지(OPV·Organic Photovoltaics) 연구에도 주력하고 있다. 유기태양전지는 저온·용액 공정을 통한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밴드갭 조절로 맞춤형 설계가 용이하다. 이를 통해 스마트 윈도, 웨어러블 기기, 농업용 그린하우스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친환경성과 높은 시장성 덕분에 산업계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이와 같이, 사업단은 AICBM(AI-IoT. Cloud-Big Data:Mobile) 기술 성장에 따른 비결정질 태양전지의 수요 증가에 맞춰 융합 교육과 연구를 펼쳐 차세대 에너지 융합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AI 기반 소재 설계, 빅 데이터 기반 분석 및 에너지 거래 시스템 등 첨단기술을 교육과정에 접목해 학생들이 단순 연구자를 넘어 글로벌 융합형 석박사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한편 건국대 탄소중립에너지융합학과는 ‘태양광 발전의 한계를 넘어,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선도하는 글로벌 허브 학과’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앞으로도 정부 지원 고급 인력 사업단과 연계해, 미래 산업을 주도할 에너지 융합형 석박사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배출해 에너지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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