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단지마다 입주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여름철 폭염 속에 에어컨을 장시간 가동한 결과가 고스란히 최근 관리비 고지서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일부 세대는 평소보다 수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만 원이 더 부과돼 ‘관리비 폭탄’을 맞았다. 추석 명절 음식값보다 관리비가 더 무섭다는 말까지 나오는 이유다.
관리비는 단순한 공과금이 아니라 가계의 고정지출 항목이다. 전기·가스·수도 등 에너지 비용뿐 아니라 경비·청소 인력 인건비, 승강기 유지보수, 공용 설비 관리비가 모두 포함된다. 최근 공공요금 인상과 인건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관리비 부담은 해마다 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생활 속에서 관리비를 줄일 수 있을까.
첫째, 전기 사용 관리다. 에어컨·가전제품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기본이다. 사용하지 않는 전등은 끄고, 대기전력을 차단하는 멀티탭을 사용하면 매월 적지 않은 절감 효과가 있다. 특히 에어컨은 실외기 주변 환기를 확보하고, 필터 청소를 주기적으로 하면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둘째, 난방·온수 조절이다. 곧 다가올 겨울철 난방비는 관리비의 가장 큰 변수다. 실내 온도를 1도 낮추면 난방비가 7%가량 절약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난방은 껐다 켰다 반복하기보다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며, 문풍지·단열필름 등 간단한 단열 보강만으로도 체감 절약 효과가 크다.
셋째, 절수 습관이다. 수도요금은 작은 습관 변화만으로도 관리비 절감이 가능하다. 양치할 때 컵 사용, 샤워 시간 단축, 절수형 샤워기 교체가 대표적이다. 일부 단지는 절수 밸브를 단체로 교체해 공동 절감 효과를 얻기도 한다.
넷째, 공용 관리비 점검이다. 관리비 고지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세대별 에너지 요금뿐 아니라 경비·청소·시설 유지비다.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의 회계 내역을 꼼꼼히 점검하고, LED 조명 교체나 무인 경비 시스템 도입 같은 절감 방안을 주민들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스마트 관리 서비스 활용이다. 최근 일부 단지는 스마트 계량기를 설치해 세대별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앱을 통해 과소비 구간을 파악하고 즉시 조정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냉방과 겨울철 난방이 관리비의 절대적 변수를 만든다”며 “세대별 절약 습관과 공동체 차원의 효율적 관리가 병행돼야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명절 음식값보다 무섭다는 관리비, 그러나 생활 속 작은 절약과 주민들의 협력이 더해진다면 매달 지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관리비 절약은 곧 가계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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