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0원 고환율 시대…관세협상 막바지던 이달 9개국 중 가장 큰폭 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16일 21시 38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67.7원)보다 10.7원 오른 1457.0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한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서울=뉴시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67.7원)보다 10.7원 오른 1457.0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한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서울=뉴시스]
한미 관세 협상의 세부 작업이 막바지였던 11월 초 보름 동안 원-달러 환율이 다른 주요국 통화들에 비해 유독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연평균 환율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평균 환율(1394.97원)을 넘어서 사상 처음 1415원대에 올라섰다. 미국 주식을 사들이는 ‘서학개미’들과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늘어 원화 대신 달러화를 찾는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미 관세 협상의 팩트시트 발표가 늦어지고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옅어지며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달러를 더 사들이고 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14일 원-달러 환율의 야간 거래 종가(15일 오전 2시 기준)는 1453.10원으로, 지난달 31일 1433.00원에 비해 1.4% 뛰었다. 같은 기간 미 뉴욕시장에서 거래된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등 주요 8개 통화의 환율보다 더 상승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14일(오후 3시 반)까지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15.28원으로, 1998년 연평균 환율을 넘어 역대 처음으로 1415원을 뛰어넘었다.

서학개미들과 한국 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위해 원화를 달러화로 대거 바꾸며 원-달러 환율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만 9조 원 넘게 순매도했고, 같은 기간 서학 개미들은 미국 주식을 36억3376만 달러(약 5조2889억 원) 순매수했다.

한미 관세 협상 팩트시트 발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늦어지며 불확실성이 커지자 비교적 위험 자산인 한국의 주식과 채권을 팔고 안전자산인 달러화를 사두려는 투자자들이 늘었다.

시장에서도 환율 전망치를 올리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4분기(10~12월) 원-달러 환율을 1420원으로 전망하면서도 외국인들이 국채를 계속 팔 경우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한미 관세 협상#서학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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