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이익 47.2조 역대 최대
전년의 곱절…올해는 100조 예상
AI로 재편되는 수요에 전략적 대응
엔비디아 HBM4 물량 3분의2 확보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뉴스1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폭증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 연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연 매출이 97조1500억 원, 영업이익이 47조2063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28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6.8%. 101.2% 늘어났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초호황)’이 지속되는 국면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의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만큼 당분간 SK하이닉스의 실적 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분기 영익 20조 원 육박…역대 최대 실적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잠정 영업이익(43조5300억 원)을 앞질렀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49%였다. SK하이닉스는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수요 구조에 맞춰 기술 경쟁력 강화와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한 전략적 대응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분기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10~12월)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2조8267억 원과 19조1696억 원으로 1년 만에 각각 66%, 137%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권사 컨센서스(최근 3개월간 증권사 추정치 평균)였던 31조 원, 16조 원을 훌쩍 넘겼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삼성전자(2025년 4분기·20조 원)에 이어 국내 기업 역대 2위 분기 실적에 해당된다.
이번 실적의 배경에는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급증이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면서 HBM과 고용량 D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SK하이닉스는 “HBM 매출이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해 역대 최대 경영 실적에 기여했다”며 “일반 D램도 10나노급 6세대(1c 나노)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의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61%로 2023년(54%), 2024년(55%)에 이어 세계 1위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공급되는 HBM4 물량 가운데 약 3분의 2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게다가 AI 시장이 기존에 대규모 모델을 학습하던 단계에서, 최근 사용자들이 AI 서비스를 실제 활용하는 ‘추론’ 단계로 진화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HBM3E와 HBM4,범용 DRAM, SSD 등 모든 메모리 제품군이 공급 부족 상태”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청주 M15X의 생산력을 조기에 극대화하고 용인 1기 팹(Fab·공장) 건설에 나서 중장기적으로 생산 기반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 “올해 영업이익 100조 넘는다” 전망 잇따라
증권가와 반도체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100조 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외국계 모건스탠리(148조 원)에 이어 국내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128조 원), 하나증권(112조 원) 등도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을 100조 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 연간 영업이익 100조 원을 넘어선 곳은 아직 없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HBM 시장이 커지고, D램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이라 내년까지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1조 원 규모의 주당 1500원 추가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결산 배당금은 주당 1875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27일 종가 기준 12조2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1530만 주(지분율 2.1%)도 소각한다. 또 SK하이닉스는 이날 SK그룹의 AI 관련 투자를 전담하는 해외 법인을 미국에 설립하는 방안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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