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간공확장술, 해부학적 안전 구역을 활용한 접근으로 합병증 위험 낮춰[기고/박경우]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10일 15시 12분


추간공확장술을 집도 중인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대표원장. 서울 광혜병원 제공
추간공확장술을 집도 중인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대표원장. 서울 광혜병원 제공
각각의 척추 뼈마디 사이에 양쪽으로 존재하는 ‘추간공’은 신경과 혈관이 지나가는 핵심 통로다. 척수(신경다발)에서 갈라진 신경가지가 이 통로를 통해 상·하지 및 각 신체 부위로 연결되므로, 감각과 운동 기능 전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부위가 좁아지거나 구조적으로 변형될 경우 신경과 혈관 압박이 발생해 허리 통증뿐 아니라 다리 저림과 시림, 감각 이상, 근력 저하와 같은 다양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실제 임상에서는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으로 추간공의 공간이 감소하고, 그 결과 신경이 눌리는 경우가 흔하게 관찰된다. 이러한 이유로 추간공의 상태는 척추 질환을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영상의학적 검사인 MRI나 CT를 통해 추간공의 협착 정도, 신경 압박 위치, 주변 인대 및 디스크 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치료 방향이 결정된다.

해부학적으로 추간공은 단면상 위아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긴 구조를 보이며, 내부는 신경을 중심으로 앞쪽과 뒤쪽 영역으로 구분된다. 앞쪽은 척추체와 후종인대가 경계인 배측 공간(ventral space), 뒤쪽은 후궁과 황색인대까지의 등측 공간(dorsal space)으로 나뉜다. 이 두 영역은 위치는 물론 구조적 특징과 함께 포함된 조직의 종류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기존의 비수술 치료나 내시경 시술은 주로 배측 공간을 따라 병변에 접근해 디스크나 병소를 제거하는 방식이 활용됐다. 그러나 이 부위는 주요 신경과 혈관이 밀집해 있어 시술 과정에서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꾸준히 지적됐다. 이에 따라 시술 후 통증 악화나 신경학적 이상이 나타나는 사례도 일부 보고되고 있다.

이와 달리 최근 주목받는 추간공확장술은 이러한 추간공의 해부학적 특성을 보다 정교하게 반영한 접근 방식을 적용한다. 추간공확장술은 좁아진 추간공 자체를 인대 절제로 확장해 신경 압박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치료법으로, 두 가지 경로를 병행하는 단계적 접근이 특징이다.

우선 꼬리뼈를 통한 카테터 삽입(in-out 방식)으로 척추관을 따라 병소 부위 추간공에 접근 후 약물을 전달해 염증을 완화하고 유착을 풀어주는 1단계 치료가 시행된다. 이어 두 번째 단계에서는 옆구리 방향으로 추간공 외부에서 내부로 접근(out-in 방식)해, 특수 키트로 인대 및 주변 유착 조직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며 실제로 공간을 넓혀 신경 압박을 해소하는데, 넓어진 공간을 통해 염증 유발물질을 배출하여 치료한다.

핵심은 접근 경로에 있다. 시술 시 신경과 혈관이 집중된 배측 공간을 피하고, 상대적으로 구조물이 적은 등측 공간을 활용해 병소에 접근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조직의 손상 가능성은 줄이고 시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위험을 효과적으로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

추간공확장술은 단순히 병변을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 자체를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해부학적 안전 구역을 고려한 접근법을 통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특징이다.
#추간공#신경압박#척추질환#추간공확장술#CT#MRI#추간공협착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