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 뮤직’의 1호 가수 이현이 돌아왔다. 음원으로는 4년, 음반으로는 무려 14년 만이다.
이현은 16일 세 번째 미니앨범 ‘앤드’(A(E)ND)를 발표한다. 1년에도 몇번씩 컴백하는 현 K팝 시장에서 ‘공백기’라고 하기엔 너무도 길었던 시간을 건너온 그다.
‘앤드’는 이현에게 단순한 복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오랜 고민과 성찰을 담아낸 여섯 곡에는 사랑에 대한 성숙한 시선과 자신만의 이야기가 녹아 있다. 타이틀곡 ‘이쯤에서 널’은 지키지 못한 사랑을 놓아주는 결심을, ‘트리 오브 라이프’(Tree of Life)는 해녀들의 숨결에서 영감을 받은 자전적 성찰을 담아낸다.
가수 이현. 빅히트 뮤직 제공2000년대 후반, 빅히트라는 이름조차 낯설던 시절 이현은 방시혁 프로듀서, 현 하이브 의장과 손을 잡았다. 여러 제안이 있었지만, 방 의장의 한마디가 마음을 움직였다. “너의 장점은 이것이고, 부족한 점은 이거다, 나는 이 부분을 채워서 너를 성장시키고 싶다”는 방 의장의 냉철하면서도 명확한 비전이 이현이 빅히트를 선택한 이유였다.
최근 만난 이현은 “그때는 내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는 걸 솔직히 짚어주신 분이 방시혁 의장뿐이었다”라며 “함께라면 발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번 앨범 준비 과정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결정의 주체’였다. 이현은 “예전에는 방 의장님이 마지막 컨펌을 해주셨지만, 이번에는 내가 스스로 판단해야 했다, 그 차이가 크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현은 “어느 순간 방 의장님이 ‘앞으로는 네가 주도해도 된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비로소 내가 한 단계 성장했구나 싶었다”라며 웃었다.
가수 이현. 빅히트 뮤직 제공
하이브는 이제 글로벌 무대에서 거대한 존재가 됐다. 그 출발선에 서 있던 이현은 ‘1호 가수’라는 호칭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는 “예능적으로 쓰이는 말일 뿐”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후배들과의 관계는 선후배라기보다는 동료 같다”라며 “부담은 없지만, 꾸준하게 음악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내 몫”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19일, 서울 마포의 무신사 개러지에서 열리는 단독 공연은 이현에게 또 다른 시작이다. 신보의 수록곡과 히트곡을 한데 엮어서 들려줄 무대. 긴 공백 끝에 다시 마이크 앞에 서는 순간이다.
이현은 “앞으로는 이렇게 오랜 공백이 아니라, 꾸준히 얼굴을 비추고 싶다”라며 “팬들에게도, 후배들에게도 ‘이현은 늘 조금은 새로운 걸 보여주는 가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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