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완전히 끊었더니…혈당 조절능력 되레 떨어졌다[건강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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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년 6월 15일 10시 04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설탕은 흔히 건강을 해치는 나쁜 물질로 지목된다. 하지만 설탕의 주성분인 자당을 식단에서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예상과 달리 장 건강과 대사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내분비학회(Endocrine Society) 연례 학술대회인 ENDO 2026에서 발표된 이번 연구는 저지방 식단에서 자당을 완전히 제거할 경우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생쥐를 대상으로 자당이 포함되지 않은 저지방 식단의 영향을 조사했다.

자당(sucrose)은 사탕수수나 사탕무를 정제해 만든 설탕의 주성분으로 포도당(glucose) 1분자와 과당(fructose) 1분자가 결합한 이당류(disaccharide)다. 포도당은 혈당의 주된 형태이며, 과당은 과일과 꿀 등에 많이 함유돼 있다.

연구진은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눈 뒤 16주 동안 실험을 진행했다.

한 그룹에는 자당이 포함되지 않은 저지방 식단을 제공했고, 다른 그룹에는 자당이 포함된 일반 저지방 식단을 먹였다.

이후 포도당 내성, 인슐린 감수성, 혈중 대사 호르몬, 장내 미생물 구성, 대장과 간의 염증 상태 등을 평가했다.

포도당 내성은 몸이 혈당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인슐린 감수성은 세포가 인슐린 신호에 얼마나 잘 반응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감수성이 높을수록 포도당을 효율적으로 흡수해 혈당을 정상 범위로 유지할 수 있다.

연구 결과 자당이 없는 식단을 먹은 생쥐는 대조군과 체중 차이는 거의 없었지만 여러 건강 이상이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혈당 조절 능력 저하’, ‘인슐린 저항성 증가’, ‘장내 미생물 불균형’, ‘장 염증 증가’, ‘지방간 관련 변화’ 등이 관찰됐다.

연구를 이끈 쿠웨이트 다스만 당뇨 연구소(Dasman Diabetes Institute)의 면역학·미생물학부 책임자인 라시드 아마드(Rasheed Ahmad) 박사는 “이번 결과는 저지방 식단에서 자당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장내 미생물과 대사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장과 면역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정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배제하기보다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저지방 식단에서 설탕을 완전히 제거하는 제한적 식이요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았다.

아마드 박사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설탕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건강한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향후 식이 지침에 반영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대사질환, 지방간 질환, 만성 염증성 질환의 예방과 관리 전략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에 대해 특정 영양소를 극단적으로 배제하기보다 식단 전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아마드 박사는 “저지방 식단에서 자당을 완전히 제거하면 예상치 못하게 장 건강이 악화되고 염증과 대사 기능 장애가 촉진될 수 있다”며 “설탕을 무조건 없애는 것보다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자당은 설탕의 주성분이지만 자연식품에도 폭넓게 들어있다. 바나나, 망고, 파인애플, 복숭아, 감 같은 과일과 당근, 고구마, 옥수수, 완두콩 등 일부 채소에도 자당이 함유돼 있다.

이러한 식품에는 자당뿐아니라 과당과 포도당이 함께 들어있다.

예를 들어 바나나는 익으면서 전분이 자당, 포도당, 과당 등으로 분해된다. 특히 숙성 초기에는 자당이 증가하고, 이후에는 자당 일부가 다시 포도당과 과당으로 바뀐다. 완전히 익은 바나나가 더 달게 느껴지는 이유다. 참고로 단맛의 상대적 강도는 과당 > 자당 > 포도당 순이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이 제거한 것은 자당뿐이다. 즉 생쥐는 다른 탄수화물(전분 등)을 통해 다른 당분은 섭취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설탕 섭취를 늘리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가당 음료나 과자처럼 첨가당이 많은 식품의 과도한 섭취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뜻은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특정 영양소를 극단적으로 배제하기보다 식단 전체의 균형과 장내 미생물 건강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생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이며 아직 동료평가를 거쳐 학술지에 정식 게재된 논문이 아니라 학회에서 발표된 연구라는 점에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사람에게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나는지는 추가 연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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