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외교로 돌파구 찾는 日이시바, 지지율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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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만나 ‘美대면 외교’ 등 논의
한일 셔틀 외교 이어 정상외교 의욕
사임 반대 여론 58%… 유임 힘실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 다음 날인 24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전 총리를 만나 대미(對美) 외교에 대한 조언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 ‘셔틀 외교’ 재개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준비에 나서며 정상외교를 지속적으로 가지는 것에 대한 의욕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달 참의원 선거 패배 후 자민당 내에서 총리 퇴진 압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임 반대 여론이 과반을 넘기면서 이시바 유임에 힘이 실리고 있다.

NHK와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24일 저녁 도쿄의 한 호텔에서 고이즈미 전 총리를 만나 향후 정권 운영 방안과 미국과의 대면 외교 방안 등을 논의했다. 비공개 만남이었지만 호텔에 출입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NHK 카메라에 포착됐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2001년 4월∼2006년 9월 총리를 맡았으며,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농림수산상의 아버지다. 이시바 총리는 2002년 당시 고이즈미 내각에서 방위청 장관(현 방위상)으로 처음 입각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고이즈미 전 총리는 지난해 5월 이시바를 만나 총리 도전을 권하는 등 정치적 후견인 역할을 했다.

이날 만남은 이시바 총리의 초청으로 약 2시간 동안 식사를 겸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선 한일 정상회담 뒤 외교 방향과 총리가 개인적으로 내려고 하는 80주년 종전 메시지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이즈미 전 총리는 재임 당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언급하며 대미 정상외교에 대한 조언을 했다고 NHK는 전했다. 그는 재임 당시 부시 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자신과 가까운 외국 정상을 초대하는 장소였던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도 초대받았다.

앞서 올 2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처음 만난 이시바 총리는 대미 무역협상 과정에서 트럼프와의 대면 회담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에 이은 미일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시바 총리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 교도통신이 23∼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참의원 선거 결과로 총리가 ‘사임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은 전달보다 11.7%포인트 상승한 57.5%였다. ‘사임해야 한다’는 11.6%포인트 줄어든 40.0%. 요미우리신문의 22∼24일 여론조사에선 ‘사임할 필요가 없다’가 50%, ‘사임해야 한다’가 42%였다. 총리의 종전 80주년 견해 발표에 대해선 ‘찬성’(58%)이 ‘반대’(27%)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 내에서 이시바 총리가 정상외교를 유임을 위한 ‘방파제’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총리 퇴진으로 외교 공백이 생기면 국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시바 시게루#고이즈미 준이치로#한일 정상회담#대미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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