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취임 6개월…日 ‘문서 정치’로 변화
저녁 자리 갖는 대신 오후 6시 공저로
남편 간병하며 가사도우미 없이 집안일
밤늦게까지 국회 답변서-부처 자료 검토
서면 보고 대세로 굳어져 정책 신속 결정
“소통 부족…톱다운식 결정 치중” 비판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8일 일본 도쿄 국회 중의원 본회의에서 실시된 중의원 총리지명 선거에서 제105대 총리로 선임되자 미소짓고 있다. 2026.02.18 [도쿄=AP/뉴시스]
‘요정 정치’가 막을 내리고 ‘문서 정치’로 바꿨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취임 반년을 맞은 21일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은 특집 기사를 통해 첫 여성 총리 탄생 후 일본 정치의 변화상을 이렇게 요약했다. 앞선 남성 총리들이 저녁을 곁들인 대면 소통에 무게를 뒀던 반면 첫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총리는 ‘나홀로 공부’를 즐기며 비대면 서면 보고를 통해 주요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것. 일본 정가에서는 “총리의 정책 결정이 신속해졌다”며 반기는 분위기도 있지만, “소통이 부족한 가운데 톱다운식 결정에 치중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보통 저녁 자리를 갖지 않고 오후 6시쯤이면 남편인 야마모토 다쿠(山本拓) 전 중의원과 둘이 살고 있는 공저로 돌아간다. 올해 65세인 총리는 가사도우미를 두지 않기에 9살 연상인 남편의 간병 및 세탁 등 집안일을 직접한다. 이후 밤늦게까지 국회 답변서나 부처 자료를 검토하는 것이 반복되는 일상이다.
총리는 보고서를 읽고 궁금한 것이 있을 경우 담당자에게 직접 펜으로 적은 팩스나 이메일을 보낸다. 총리 주변에선 “새벽 5시반쯤부터 연락이 온다”고 말한다. 요미우리신문은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 멘토’였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거의 매일 밤 경제계 인사, 여당 의원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의견 교환을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했다.
이전 총리들은 비서관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의견 교환을 하는 자리도 자주 가졌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저녁은 물론 점심도 혼자 하는데, 아예 거르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데, 그는 농담처럼 “함께 식사하면 립스틱을 고칠 수 없다”고 말한단다. 부득이하게 자민당이나 각 부처 간부와 대면 소통이 필요한 경우엔 내각의 서열 2위인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이 대신 나선다.
다카이치 총리가 사전 대면 조율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총리에게 전달되는 자료엔 ‘답변해서는 안될 것’을 담은 참고 자료가 추가됐다고 한다. 대면보다 서면 보고가 대세로 굳어지자 일부 부처에선 “향후 정보공개 청구가 두려워 문서 보고에 속내를 담기 어렵다”는 불만도 나온다. 반면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예정된 답변을 읽는 식의 사전 회의는 사실 큰 의미가 없었다. 이제 ‘다카이치 스타일’을 정착시키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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