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B-2 스텔스 폭격기가 ‘벙커 버스터’로 불리는 GBU-57 폭탄을 투하하는 장면(자료사진). 2025.06.18. 사진 출처 英 텔레그래프
미국이 21일(현지 시간) 최신형 ‘벙커버스터’ GBU-57 폭탄, 정밀 타격이 가능한 토마호크 미사일 등을 대거 동원해 이란 내 핵시설 3곳을 집중 공격했다. 미국 역사상 처음 단행한 이란 본토 공격이고, 이슬람권의 거센 반발과 미국의 추가 개입 등에 따른 부담까지 감수한 참전 결정이었기에 확실한 타격을 추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밤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가 해낸 일을 해낼 수 있는 군대는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고 자찬하며 이란의 보복시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 벙커버스터, 포르도에 12발·나탄즈에 2발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군의 B-2 스텔스 폭격기 6대는 이날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논스톱으로 이란까지 날아가 핵시설 3곳을 집중 타격했다. 이 기지에서 이란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핵시설까지의 직선거리는 각각 1만1100km, 1만1200km, 1만1302km다. 수차례 공중급유를 받아가며 37시간 동안 쉬지 않고 날아가 임무를 완수한 것.
B-2는 연료 보충 없인 약 1만1000km를 비행할 수 있고, 연료를 한 번 보충하면 1만8500km까지 비행거리가 늘어난다. 다만 이번 작전에는 길이 6m, 무게 13t에 달하는 GBU-57을 탑재했고, 그 무게만큼 연료 탱크를 덜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중급유도 평소보다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목적지까지 날아간 B-2 폭격기 6대는 GBU-57을 포르도 핵 시설에 12발, 나탄즈에 2발 투하했다. 초대형 관통 폭탄(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인 벙커버스터는 깊숙한 곳에 있는 핵 시설을 지상 작전 없이 파괴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로 꼽힌다.
높은 상공의 전투기에서 투하된 벙커버스터 한 발은 지하 60m까지 관통이 가능하다. 지하 90m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포르도 핵 시설을 공습하려면 더 큰 폭발이 필요한 셈이다. 이에 따라 미군이 처음 벙커버스터를 투하한 후 다시 여러 발 연속 투하해 더 깊은 지점까지 타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속 투하하면 더 깊이 파고드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벙커버스터는 전작인 BLU-109보다도 10배가량 더 강력한 폭발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폭탄보다 외피가 훨씬 두껍고 압도적으로 무거워 바위나 콘크리트 등도 뚫을 수 있다.
이란 고위 당국자 등은 포르도와 나탄즈 공습 시작 시점을 이란 현지 시간 오전 2시 30분경이라고 NYT에 전했다. 다만 이란 측은 미국의 공습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피해가 지하 시설이 아닌 지상 부분에 국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 美잠수함서 토마호크 30발 발사
NYT는 미 해군 잠수함 또한 나탄즈와 이스파한 핵시설을 겨냥해 토마호크 미사일 30발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의 속도는 시속 890km로 최신 미사일에 비해 느리지만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토마호크는 1991년 걸프전에서 이라크의 주요 군사시설을 파괴하면서 유명해졌다. 미국은 지난해 1월 예멘의 친(親)이란 반군 ‘후티’의 근거지에도 토마호크를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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