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단 “美 생산계획 그대로” 부인
전문가들 “완전한 국내 생산은 동화 같은 이야기”
트럼프 골드폰 - 회사 홈피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재단이 ‘미국산’임을 강조하며 스마트폰 출시 소식을 알린 지 며칠 만에 홍보 자료에서 관련 문구를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완전한 미국 내 생산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자 재단 측은 이를 부인했다.
26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일가가 16일 ‘트럼프 모바일’과 스마트폰 ‘T1’을 발표할 당시 홍보 자료에 포함됐던 ‘Made in the USA’라는 문구가 25일 기준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 당시 홈페이지 상단 배너에는 ‘MADE IN THE USA T1 Phone’이라는 문구가 걸려 있었으나, 현재는 단순히 ‘the new T1 Phone’으로만 표기돼 있다.
다만 트럼프 모바일 대변인은 미국 내 생산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질의에 “그 같은 추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은 16일 행사에서 T1이 미국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릭 트럼프는 이달 초 한 팟캐스트에서 “궁극적으로 모든 폰을 미국에서 제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개 당시부터 전문가들은 제품이 미국 내에서 완전하게 제조되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해 왔다.
영국의 기술시장 조사기관 CCS 인사이트의 애널리스트 레오 게비는 “미국은 스마트폰 조립에 필요한 첨단 공급망을 갖추고 있지 않다”며 “9월 출시 예정일에 맞춰 생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입 부품을 조립만 미국에서 하는 방식이 미국산 주장에 가장 가까운 시나리오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팅롱 다이 존스홉킨스대 캐리경영대학원 교수도 “작동 가능한 시제품도 없는 상황에서, 완전한 미국산 스마트폰은 매우 가능성이 낮다”며 “기적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제조업 ‘리쇼어링’(해외 생산 시설의 국내 복귀)이 관세 정책의 목표라고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애플에도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으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한 바 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증권 기술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한다는 건 실현 불가능한 동화 같은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한편 T1은 황금색 외관에 성조기가 새겨져 있고 트럼프의 선거 구호였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가 쓰여 있다. 가격은 499달러(약 68만 원)이며, 트럼프 재단은 보수 성향의 소비자들을 겨냥해 주류 통신사의 대안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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