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 10월 말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리는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 전 중국을 방문하거나, 회의 기간 중 시 주석과 별도로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대통령실은 미국, 중국을 포함한 20개 회원국에 초청장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모두 회의 참석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약 6년 만이다. 앞서 시 주석은 2017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해 11월 베이징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방중과 차별화하기 위해 이번에 베이징이 아닌 상하이 등 다른 도시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을 벌이면서도 정상회담을 모색해 왔다. 지난달 초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방중을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시 주석을 미국으로 초대했다. 11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첫 대면 회담 뒤 “양국 모두 정상회담에 강한 열망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중국이 대미 희토류 수출 통제를 완화키로 한 데 이어 미국이 인공지능(AI) 반도체인 H20의 중국 판매를 승인하는 등 양국의 무역전쟁은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이를 두고, 두 나라 모두 정상회담을 위한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중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관세나 펜타닐 규제 등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핵심 사안에 대한 돌파구가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다음 달 초 남미 순방을 떠나는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 등이 회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SCMP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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