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엡스타인 문서에 트럼프 이름 여러번 등장…법무장관이 보고”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4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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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2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억만장자 출신 성범죄자인 제프리 엡스타인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파티를 즐기는 모습. 출처=CNBC 뉴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지난 1992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억만장자 출신 성범죄자인 제프리 엡스타인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파티를 즐기는 모습. 출처=CNBC 뉴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엡스타인 관련 문서에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번 등장하는 걸 발견한 팸 본디 법무장관이 올 5월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23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

재집권 전 “2019년 옥중 사망한 월가 투자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사건 기록을 공개하겠다”고 했다가 이를 철회해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이에 관한 WSJ 보도로 또 궁지에 몰렸다. WSJ는 앞서 17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엡스타인에게 여성 나체를 그린 ‘음란한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해 큰 파장을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보도가 “가짜 뉴스”라며 WSJ에 100억 달러(약 14조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논란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기존 보도의 파장이 가시기도 전에 WSJ가 후속 보도를 내놓은 것이다. 이날 WSJ는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법무부 관계자들이 ‘트럭 한 대 분량’의 엡스타인 관련 문서를 검토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여러 번 등장한 것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본디 장관이 엡스타인 파일에 당신의 이름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려주지 않았느냐’는 ABC뉴스 기자의 질문에 “아니다, 아니다(no, no). 아주 간단한 브리핑만 해줬다”며 부정했다. 하지만 WSJ의 이날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논란이 격화되자 스티븐 청 백악관 홍보국장은 “이번 기사는 WSJ의 이전 기사와 마찬가지로 또 다른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본디 장관 또한 성명에서 “정기 보고의 일환으로 대통령에게 조사 결과를 전달했을 뿐”이라며 “추가 조사나 기소를 필요로 하는 내용은 전혀 없다”고 했다.

같은 날 하원 감독위원회 산하 연방 법집행위원회는 법무부에 엡스타인 관련 문서를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발부하기로 결의했다. 특히 의원 10명 중에서 야당 민주당 의원 5명뿐 아니라 집권 공화당 의원 3명도 찬성표를 던져 8대 2로 결의가 이뤄졌다. AP통신은 “본디 장관은 의회에 나와 증언하라는 민주당의 요구에 직면하게 됐다”며 본디 장관과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상원 사법위원회에 출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엡스타인 파일 공개 요구’ 표결을 피하기 위해 최근 하원의 여름 의회 회기 종료일까지 앞당겼지만 결국 소환장이 승인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뒤흔들고 있는 엡스타인 관련 위기가 더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엡스타인 사망 당시 음모론자들은 그가 각국 유력 인사들에게 성 접대를 했을 것이라며 옥중 사망은 이 ‘고객 명단’을 숨기기 위한 음모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문건 공개”를 장담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돌연 이를 번복하면서 공화당 지지자들조차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엡스타인#도널드 트럼프#팸 본디#월스트리트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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