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무 “日 예의주시하는 韓, 합의 소식에 욕 나왔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6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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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 협상]
日합의 거론하며 韓압박 수위 높여
트럼프 “日처럼 돈내면 관세 낮출 것
투자금보다 시장 개방이 더 큰 가치”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24일(현지 시간) 일본과 체결한 통상 합의를 거론하며 한목소리로 한국에 빠른 타결을 압박했다. 특히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한국이 일본과 미국의 합의에 ‘욕설’을 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한국은 유럽처럼 미국과의 협상을 매우 매우 원하고 있다. 한국이 일본과의 협상 내용을 읽었을 때 욕설(expletives)을 내뱉는 걸 들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은 서로를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또 “일본이 협상을 이뤄 냈을 때 한국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는 상상 가능한 일이다. 그들은 ‘맙소사’ 싶었을 테고 오늘 내 사무실에서 (한국 측과) 얘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했다. 일본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5500억 달러(약 758조 원)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미국 내 전력, 일반 의약품, 선박 건조 시설 등을 건설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며 한국 측에도 대규모 투자를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본부 청사 개보수 공사 현장에서 취재진에게 “다른 나라들도 일본처럼 돈을 주고 관세를 낮출 수 있게 할 것(buy it down)”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 또한 일본처럼 15%의 관세를 예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 일본처럼 대규모 대미(對美) 투자를 해야 관세를 낮춰 줄 뜻을 밝혔다. 그는 “일본이 한 일은 우리에게 5500억 달러를 주고 관세를 낮춘 것”이라며 일본에 대한 기존 관세는 28%였는데 ‘선불(up front)’로 5500억 달러를 지급하고 15%로 낮춰줬다고 설명했다. 이 투자에 따른 이득의 90%를 미국이 가져갈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투자금을 두고 “갚아야 하는 대출도 아니고 그냥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라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특정 계약을 수월하게 체결하기 위해 계약 상대방에게 선(先)지급하는 돈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일본은 자국 시장을 개방하기로 동의했는데 이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이건(시장 개방) 그들이 우리에게 낸 5500억 달러보다 더 큰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시장 개방과 선지급금을 합쳐 일본의 관세율을 15%까지 낮춰준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도 그런 식으로 돈을 주고 관세를 낮추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관세 협상#도널드 트럼프#하워드 러트닉#일본#시장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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