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차기 연준의장 후보 3~4명 압축, 일찍 지명할 것”…금리인하 압박 높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14일 1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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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연준) 건물 개보수 현장을 방문해 제롬 파월 의장에게 비용 관련 문서를 건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 면전에서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의장 후보를 “3∼4명으로 좁혔다, 모두 훌륭한 후보들”이라고 13일(현지 시간) 밝혔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망치에 부합하는 등 트럼프 관세발(發) 물가 압력이 우려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자 금리 인하에 신중한 제롬 파월 연중 의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 올리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케네디센터에서 취재진에게 “새로운 의장을 (과거 관행에 비해) 조금 더 일찍 지명할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내년 5월까지인 파월 의장의 임기를 지켜주겠다고 했지만, 좀 더 일찍 차기 의장 후보를 지명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현재 후임 의장 물색 작업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이 최종 후보자를 추리면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시장은 내년 초 무렵 차기 연준 의장 후보가 윤곽이 드러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금리 인하 요구를 관철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금리 인하를 거세게 요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금리 1%포인트 당 연간 국채 이자로 3600억 달러(약 496조 원)를 부담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는 “나는 (기준금리를) 3∼4%포인트 더 낮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연준을 압박했다. 파월 의장에 대해서도 “모든 걸 잘못했다. 너무 늦었다”며 “우리는 그를 제롬 ‘너무 늦는’ 파월이라 부른다”며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 수위를 높인 데에는 ‘트럼프 관세’ 여파에 따른 물가 상승이 아직 우려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파월 의장은 이를 금리 동결 이유로 삼아왔는데, 실제로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은 만큼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12일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7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해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압력이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4.25∼4.50%인 미국의 현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후임자를 일찍 지명하는 데 따른 우려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는 ‘그림자 연준’이 등장할 가능성을 높이며, 현재와 차기 의장의 입장을 모두 주시하는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13일 전했다. 파월 의장과 차기 의장 후보가 금리 향방 등에서 이견을 보이면 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연방준비제도#차기 의장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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