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서 미군 2명-통역사 피격 사망, IS 소행 추정… 트럼프 즉각 “강력 응징”

  • 동아일보

IS 추종-정식 조직원 여부는 몰라
“샤라 정부 안보 통제 못해” 분석
‘중동 미군 감축’ 트럼프 구상 차질

시리아 중부 팔미라에서 13일(현지 시간) 이슬람국가(IS)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이 발생해 미군 2명과 미국인 통역사 1명이 숨졌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중동에서 IS 공격으로 미국인이 숨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강력하게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13일 IS 무장 대원 1명이 미군을 기습해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군과 시리아군 합동 경비단이 건물 밖에서 경비를 서던 중 총격을 당했고, 총격범은 현장에서 즉시 사살됐다. 당시 건물 안에서는 시리아 관료들이 팔미라 현지 인사들과 IS 소탕 작전을 논의하던 중이었다.

총격범은 시리아 내무부 산하 보안요원으로 확인됐다. 누르 알딘 알 바바 내무부 대변인은 “테러범은 고위직은 아니며 최근 신원 재조사에서 IS가 추종하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인 ‘타크피리’ 사상을 지녔다는 의심을 받던 인물로, 제재를 검토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테러범이 IS 사상만 추종하던 인물인지, IS 정식 조직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사태로 미국의 중동 전략이 재차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5일 발표한 외교·경제·군사 분야 종합 전략 지침인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중동이 미국 외교 정책에서 우선시되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며 병력 축소 등 ‘발 빼기’를 시사했다. 자국 셰일가스 혁명 이후 에너지 안보가 덜 중요해졌고, 중동 내 반미 무장단체 세력이 약화됐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미국은 올해 4월부터 시리아 주둔 병력 2000명을 1000명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감축하던 중이었다. 시리아 정부군에 IS에 대한 안보 부담을 넘기고, 중동 대신 중국 견제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엔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 반군 지도자 출신 아흐마드 알 샤라 시리아 대통령이 집권 이래 국제사회 지지를 얻고자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는 가운데, IS를 억제해줄 거라는 기대도 깔려 있었다. 샤라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대를 이어 53년간 시리아를 통치해온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권력을 쥐었다.

그러나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아사드 정권 축출 후에도 시리아엔 각 무장조직들이 통합되지 않고 지역·종파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샤라 신임 정부가 안보 불안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4년 신정(神政)국가를 선포했던 IS는 미국 주도 연합군의 공세로 2019년 영토 기반을 잃었으나, 시리아·이라크 동부 사막에 흩어진 잔당 1000∼1500명이 게릴라 방식으로 공격을 이어왔다. 또 시리아 내엔 샤라의 미국 밀착을 못마땅해하는 이슬람 강경파가 존재하고, 이번 테러처럼 정부 내에서도 극단주의에 동조하는 경우도 있어 대응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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