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까불면 죽는다”…트럼프 다음 타깃은 그린란드-콜롬비아-쿠바?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5일 22시 26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1.05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1.05 [팜비치=AP/뉴시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콜롬비아, 쿠바, 멕시코, 덴마크령 그린란드 등 서반구 여러 나라를 동시에 정조준하며 ‘돈로 독트린(Don-roe Doctrine)’ 의지를 본격화했다. 돈로 독트린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 ‘도널드’와 19세기 당시 아메리카 대륙에서 미국 패권을 강조한 제임스 먼로 전 대통령(1817∼1825년 재임)의 외교 정책 ‘먼로 독트린’을 합성한 단어다. 중국과 러시아의 서반구 영향력을 억제하고 이 지역에서 미국의 단일 패권을 회복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돈로 독트린에 담겨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4일 공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도 서반구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중요한 과제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네수엘라의 모든 것을 “운영할 것”이라며 2차 공격 가능성도 시사했다. 베네수엘라의 이웃 국가이며 역시 마약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콜롬비아에 대한 군사 작전은 물론이고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의 축출 가능성도 시사했다. 쿠바, 멕시코, 그린란드에 대한 위협도 거듭했다. 집권 1기 때부터 합병하고 싶다고 강조한 그린란드에 대해선 “방어를 위해 꼭 필요하다”며 노골적으로 영토 욕심을 나타냈다. 그린란드는 희토류와 철광석 등이 풍부하다. 또 북극 항로의 요충지이며, 미사일 경보 체제 등을 운영하기에 적합한 지역으로도 꼽힌다. 중국과 러시아도 그린란드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앞마당인 서반구의 패권 장악을 위해 정치, 군사, 경제적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루비오 “중남미는 우리 지역”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왜 개입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베네수엘라는 비행기로 24시간을 가야 하는 나라가 아니다. 우리 지역”이라고 말했다. 중남미에 대한 영향력 유지가 국익에 직결되는 만큼 자신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베네수엘라는 죽은 나라”라며 “우리가 모든 걸 운영할 것”이라고도 했다. 또 “우린 석유에 대한, 그리고 그 나라를 재건하게 해주는 모든 것에 대한 전면적인 접근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두로 정권을 포함해 과거 베네수엘라 좌파 정권의 석유시설 국유화 등으로 손해를 봤던 미국 석유기업들의 이권을 우선 챙기고, 석유 인프라 등의 재건 사업을 사실상 통제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또한 NBC방송 인터뷰에서 서반구를 “우리의 반구”라고 칭했다. 그는 사람들이 베네수엘라를 리비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과 혼동한다며 “베네수엘라는 중동이 아니다. 이곳은 서반구”라고 강조했다.

특히 루비오 장관은 “베네수엘라를 이란·러시아·중국·쿠바 정보기관의 거점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며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이 미국의 적의 손에 있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등은 그간 중국의 경제 영토 확장 사업 ‘일대일로(一帶一路)’에 참여하며 중국과 밀착해 왔는데, 이를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니컬러스 에버스탯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 연구원은 “서반구 내에서 미국의 국익에 대한 집중도가 훨씬 커졌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백악관은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이 진행된 3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에 ‘까불면 죽는다’는 뜻의 영어 속어 약자 ‘파포(FAFO·FXXX Around Find Out)’가 합성된 이미지를 게재했다. 서반구에서의 영향력 확대 및 반미 세력에 대한 강경 대응 의지를 강조한 조치란 분석이 나온다.

●中 군사행동 빌미 우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돈로 독트린’을 강조하며 서반구 내 영향력을 강화할수록 오히려 중국, 러시아 등의 군사행동을 부추기는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미국의 마두로 축출이 “대만 장악을 위해 중국이 훨씬 더 강압적인 접근에 나서도록 재촉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앤드루 여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또한 “미국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단 비판의 명분을 중국과 러시아에 제공해 대만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개입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희석 전환기정의네트워크 법률분석관은 “자국에 대항할 수 있는 세력이 중남미에 들어서지 않도록 하는 게 미국의 전략”이라며 “중국 견제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베네수엘라 무력 개입에 대한 트럼프 2기 행정부 내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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