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인도적 지원 승인… 韓정부 “관계 진전 단초”

  • 동아일보

“제재 풀어달라” 韓 제안 美가 수용
보류됐던 17개 사업 재개 가능성
대화 단절속 北수용 여부는 미지수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2019.06.30 【판문점=뉴시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2019.06.30 【판문점=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그동안 반대해 오던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 제재 면제 조치를 승인하기로 하면서, 국내 민간단체의 인도적 대북 지원길이 다시 열리게 됐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북한과의 관계 진전을 위한 ‘단초’로 평가하고 있지만, 실제로 북측이 인도적 지원을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6일 복수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1718위원회)에서 보류 중이던 인도적 지원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이 방미 일정 중 해당 사안을 미 측에 제안했고, 미 정부가 이를 수용함에 따라 절차가 재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제재위는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제정된 안보리 결의 1718호에 근거해 대북제재 이행을 감독하는 기구로 모든 결정은 이사국 만장일치로 이뤄진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대북제재위에 보류돼 있던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은 총 17건으로, 이 가운데 한국 관련 사업은 5건이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3건과 국내 민간단체 사업 2건이며, 모두 과거 면제를 받았던 사업의 연장 승인 형태다. 나머지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 사업 8건, 미국 등 타국 비정부기구(NGO) 사업 4건으로, 주로 보건·식수위생 개선, 취약계층 영양 지원 등의 내용이다. 사업별 규모는 2억∼3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회원국 만장일치로 면제 승인을 받게 되면 조만간 제재위 공식 의결 절차를 거쳐 각 사업 시행기관에 통보된다. 정부 관계자는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돼야 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북한의)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가 4월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북한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유연한 변화’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같은 조치를 염두에 둔 듯 정부 고위 관계자는 5일(현지 시간) 워싱턴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며칠 내로 어떤 새로운 진전 사항이 있을 것 같다”면서 ‘새로운 진전’을 두고 “북-미 대화 같은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과의 관계 진전을 위한) 단초가 될 수 있는 성의 차원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면제 승인 조치는 과거에도 진행된 통상적 절차인 데다 북한이 인도적 지원 사업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외교소식통은 “북-미 간 뉴욕 채널 등은 여전히 가동이 되지 않고 있어 실제 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조만간 열릴 북한의 9차 당대회 이후 의미 있는 변화가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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