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독미군 감축 검토중” 안보틀 흔드는 트럼프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1일 01시 40분


“가까운 시일 안에 결정 내려질 것”… 이란전쟁 비협조에 보복 나선듯
현실화땐 유럽최대 미군 거점 재편
靑 “주한미군 감축 논의 전혀 없어
美 전력 태세 변화 가능성엔 유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독일 주둔 미군 병력의 감축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결정은 가까운 시일 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등에 협조하지 않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향한 보복 조치란 평가가 나온다. 미 전쟁부(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독 미군은 약 3만6400명으로 유럽 주둔 미군 약 8만 명의 45.5%에 달한다. 실제 주독 미군 감축이 현실화되면 유럽 최대 미군 거점이 재편되는 것으로, 세계 안보 지형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주독 미군 감축 논의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의 최근 발언 여파로 풀이된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달 27일 “미국이 전략 없이 이번 전쟁에 돌입한 건 꽤 명백하다. 이란은 예상보다 훨씬 강하고, 미국은 (종전) 협상에서도 전략이 없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뒤 메르츠 총리를 겨냥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고 있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후 주독 미군 감축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이다.

다만, 미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인 2020년 7월에도 독일의 국방비 지출이 미국의 요구보다 낮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1만2000명의 주독 미군을 감축해 미국과 유럽의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할 계획을 밝혔다. 이 계획은 2021년 1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 동맹들의 반대 등으로 인해 실행되지는 않았다. 이를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단순히 메르츠 총리의 발언에 대한 불쾌감뿐 아니라 미국이 해외 주둔 미군을 특정 지역·임무에 고정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규모와 역할을 조정하는 ‘전략적 유연성’ 조치의 본격적인 시행이 임박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주독 미군 감축이 실제 진행되면 약 2만8500명인 주한미군의 규모와 역할 변화 등도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관련 질의에 “한미 간 주한미군 감축, 철수 두 개의 논의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정부는 전 세계 미국의 전력 태세 검토, 변화 가능성을 유의해서 보고 있다”며 “주한미군이 안정적 주둔하에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에 기여할 수 있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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