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이 수입 소고기를 살펴보고 있다. 2026.5.11/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1일 수입 소고기 관세 인하를 추진하려다가 돌연 연기했다. 최근 급등한 소고기 가격을 잡기 위해 외국산 소고기 수입 문턱을 낮추려 했지만 보수 진영의 핵심 지지층인 축산 농가와 여당 공화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보류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입 소고기에 적용되는 저율할당관세(TRQ) 제도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저녁 들어 돌연 백악관은 관련 행정명령의 세부 사항을 조율하기 위해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TRQ는 일정 수입 물량까진 낮은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엔 높은 세율을 매기는 제도로, 중단 시 더 많은 수입 소고기가 낮은 관세로 미국에 들어올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핵심 지지 기반인 축산 농가 등의 강한 반발에 행정명령 서명을 연기한 것이라고 WSJ은 진단했다. 값싼 수입 소고기 물량이 미국에 들어올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공화당 소속 스티브 데인스 몬태나주 상원의원은 기자들에게 “사육 농가에서 이와 관련한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 사육업자기도 한 공화당 소속 신시아 루미스 와이오밍주 상원의원은 “관세 변화가 소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면 사육 농가가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미 축산업계를 달래기 위해 멸종위기종 늑대 보호 조치 완화, 목축업자 대출 지원 등 당근책도 준비했지만 이 역시 연기됐다. 백악관은 언제 행정명령을 다시 추진할지 구체적인 시점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 5년간 미국 내 다짐육 가격이 40%나 급등하는 등 소고기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축산업계가 지난 몇 년간 극심한 가뭄과 생산비용 급증으로 소 생산 규모를 7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인 것이 가축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공급량 회복은 빨라도 2028년 이후에나 가능한 실정이다.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소비자 민심을 달래기 위한 해결책을 찾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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