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마드리드 무역협상 앞두고
경제 제재-반덤핑 조사 신경전
中 “이 시점에 제재, 뭘하자는 건가”
美 “틱톡 운영-자금세탁 근절 논의”
미국과 중국이 14일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네 번째 무역협상을 갖기에 앞서 경제 제재와 반덤핑 조사 조치를 주고받으며 협상에 대한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중국 상무부는 13일 공고문을 통해 “7월 23일 장쑤성 반도체산업협회가 국내 아날로그칩 업계를 대표해 정식으로 제출한 반덤핑 조사 신청을 접수했다”며 “예비 검토 결과 이날부터 미국산 수입 아날로그칩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상무부는 다른 공고문을 통해 이날부터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취한 집적회로(IC) 관련 조치에 대해 반(反)차별 조사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이날 문답 형식의 입장문을 통해 이번 조치가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미국이 중국 기업을 수출규제 명단(Entity List)에 추가한 데 대한 대응 조치임을 명확히 밝혔다. 앞서 12일(현지 시간) 미 상무부는 수출규제 명단에 중국 기업 23곳을 포함시켰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은 국제질서와 국가안보를 유지한다는 구실로 일방적이고 강압적 행동으로 중국 등 각국 기업을 억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정된 미중 무역협상을 언급하며 “미국이 이 시점에 중국 기업을 제재하는 건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한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직후에도 미중은 날 선 조치를 주고받은 바 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3일 중국 화학업체 광저우 텅웨와 회사 대표자 2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자, 중국은 미국산 광섬유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며 맞불을 놨다.
이런 양측의 신경전이 무역회담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14일 스페인에서 무역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그동안 양측은 스위스 제네바(5월), 영국 런던(6월), 스웨덴 스톡홀름(7월)에서 세 차례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치열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관세 적용은 유예된 상태이며 유예 시한은 11월 10일까지다.
미 재무부는 이번 협상에 대해 “무역, 경제, 국가안보 등에 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중국계 인기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의 운영 방안, 자금 세탁 근절을 위한 공동 노력과 관련한 의제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일방적 관세 조치, 수출통제 남용, 틱톡 등 경제무역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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