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봉쇄령…“이란 잔당들 섬멸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12일 22시 28분


파키스탄 협상 결렬 뒤 첫 공개 메시지
“美해군 동원, 모든 항행 선박 봉쇄할 것
불법 통행료 납부한 선박, 찾아내 나포
다른 국가도 참여…우리는 완전 장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이란 전쟁에 대해 발언하고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이란 전쟁에 대해 발언하고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항행을 차단하고 해협을 봉쇄(BLOCKADING)하겠다고 발표했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결렬된 뒤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첫 공개 메시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봉쇄에 반발해) 발포하면 지옥으로 날려버릴 것”이라며 이란에게 해협 통행료를 지불한 선박도 찾아내 안전 항해를 못 하게 만들겠다고 위협했다. 예상치 못한 강경 발표에 외신은 “전쟁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며 파장을 우려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 중 저격용 총을 겨누는 시늉을 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 중 저격용 총을 겨누는 시늉을 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세계 최고의 해군인 미국 해군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하거나 떠나려는 모든 선박을 봉쇄하는 절차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선 이란의 기뢰 설치 등 해협 봉쇄를 비판하며 “이것은 세계적인 갈취다. 각국 지도자들, 특히 미국은 결코 갈취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외신에 따르면 2월 28일 전쟁 이후 극소수의 선박이 해협을 빠져나갔고, 이란이 비트코인이나 위안화로 통행료를 징수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우리 해군에게 이란에 통행료를 지불한 모든 국제 해역의 선박을 찾아내 운항을 차단하라고 지시했다”며 “불법 통행료를 지불하는 이는 공해에서 안전한 통행을 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란이 해협 통과를 조건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란이 해협에 설치한 기뢰를 제거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에게 발포하거나 평화로운 선박에서 발포하는 이란인은 지옥으로 날려버릴 것”이라고 했다. 기뢰 제거에 투입된 함선을 이란이 공격할 경우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이미 자국을 황폐화시킨 이 상황을 어떻게 종식시킬 수 있을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그들의 해군과 공군은 사라졌고 레이더는 쓸모 없어졌다”고 했다. 이어 “(초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와 대부분의 ‘지도자’는 모두 핵 야망 때문에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봉쇄는 곧 시작될 것”이라며 “다른 국가들도 봉쇄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국가들이 참여하는 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완전히 장전된 상태(LOCKED AND LOADED)”라며 “우리 군대는 이란에 남아있는 세력들을 완전히 섬멸할 것(finish up the little that is left of Iran)”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이란 전쟁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4.07.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이란 전쟁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4.07.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추가 협상 여지도 열어뒀다. 그는 “(이번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됐고 대부분의 사항에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정말 중요한 문제인 핵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했다.

해협 개방 문제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고의로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전 세계 수많은 사람과 국가가 불안과 혼란, 고통을 겪게 됐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이란의 해군 전력과 대부분의 기뢰 투하함을 파괴했지만, 그래도 위험을 감수하고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주는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법에 명시된 모든 조항을 위반하고 있다”며 “그들이 약속한 대로, 이 국제 수로를 즉시 개방하는 절차를 서둘러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 중 저격용 총을 겨누는 시늉을 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 중 저격용 총을 겨누는 시늉을 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해상 봉쇄’를 두고 “미국이 해협에서 봉쇄를 시행하고, 수역 통과를 위해 통행료를 냈을 수 있는 선박들을 실질적으로 단속(policing)하는 것은 해당 수로를 이용하는 다른 국가들에 심각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20%가 통과하는 중요한 해상 통로에 대한 전략적 통제력을 강화하려 한다”며 “이는 전쟁에서 이란의 주요 경제적 협상력을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짚었다.

앞서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굴복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이 사용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는 해상 봉쇄’라는 제목의 한 기사를 공유했다. 여기에는 미국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기사에서 렉싱턴연구소의 국가안보 전문가 레베카 그랜트는 “이란이 완강하게 나온다면 미국 해군은 절대적으로 뛰어난 상공 감시 체계를 갖추고 해협을 드나드는 모든 것을 감시할 수 있다”며 “하르그섬이나 오만 인근의 (호르무즈 해협) 좁은 구간을 통과하고 싶다면 미 해군에 허가를 요청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미국 육군 참모차장 잭 킨 예비역 대장이 뉴욕포스트 칼럼을 통해 제안한 이란 봉쇄 방안도 언급됐다. 킨은 칼럼에서 “만약 전쟁이 재개된다면 이란의 나머지 군사 자산을 충분히 약화시킨 후 하르그섬을 점령하거나 파괴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며 “대안으로 미 해군이 봉쇄를 구축해 테헤란의 수출 생명선을 끊을 수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이란전쟁#호르무즈 해협#핵 협상#해군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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