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역(逆) 봉쇄’ 조치에 맞서 또 다른 해상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봉쇄 가능성을 시사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수에즈 운하로 향하는 선박들이 거쳐야 하는 ‘홍해의 관문’으로,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10%가 통과한다.
13일(현지 시간) 이란 국영방송(IRIB)은 X에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바브엘만데브 곧?!”(Naval blockade of Iran? Bab al-mandeb Coming soon?!)이라는 짧은 글을 게시했다.
이란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한 이란 정부 측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리석은 행위와 위협에 집착하다가 바브엘만데브 해협도 잃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고 신빙성도 없다”며 “오히려 역내 에너지 수송과 세계 무역에서 더 큰 비용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란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모나 야쿠비안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동 프로그램 국장도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강행하면 이란의 확전 전략은 걸프 국가들의 원유 수출도 차단하는 방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걸프 국가들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추가 공격이나 (친이란 무장단체인 예멘의) 후티 반군을 동원한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5일에는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고문인 알리 악바르 벨라야티가 X를 통해 “‘저항의 축’ 통합 사령부는 바브엘만데브를 호르무즈와 동일하게 간주하고 있다”며 “백악관이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단 한 번의 움직임만으로 전 세계 에너지와 무역의 흐름이 마비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핵심 항로로, 예멘과 아프리카 지부티 사이에 있다. 이란이 봉쇄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의 주요 우회로 역할을 해왔다.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막힐 경우 국제유가 급등을 더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1~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결렬되자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12일 트루스소셜에 “미군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들어오거나, 나가려는 모든 선박에 대한 봉쇄 조치를 즉각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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